[금융안정보고서] 자영업자대출 '급증'…가계대출보다 가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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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임대업 중심으로 늘어…부실위험 우려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국내 자영업자대출이 최근 몇년 간 가계대출을 뛰어넘는 큰 폭의 증가세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임대업 관련 대출이 늘면서 향후 부동산 가격 하락이 가시화될 경우 부실 위험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자료=한국은행

22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2015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은 지난 2012년 1분기 이후 올 3분기까지 15분기 연속 9~10%대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분기(9.3%) 이후부터는 증가폭이 더욱 가팔라지면서 4분기 9.9%, 올 1분기 10.9%, 2분기 12.3%, 3분기에는 14.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2년 2~4%, 2013년에는 4~5%, 지난해 4~7%씩 늘어난 가계대출의 증가율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올해 사상 최대 규모로 폭증한 가계대출은 1분기 9.1%, 2분기 12.3%, 3분기 13.9% 늘었다.

올 6월말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519조5000억원으로 차주 수는 252만7000명으로 추정됐다. 이중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규모는 330조5000억원이었다. 전체의 63.6%가 중복대출 규모인 것이다. 차주 수로 보면 100만8000명, 전체의 40% 수준이다. 기업대출만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60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11.6%, 가계대출만 보유한 경우는 128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24.8%에 불과했다.

기업 대출만 받은 차주는 대부분 고신용, 가계·기업 중복대출 차주는 중~고신용 대출이 많았다. 그러나 가계대출만 받는 차주는 상대적으로 저~중신용 비중이 높아 고금리인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한국은행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 중에서는 부동산 임대업 대출이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다. 국내 은행의 부동산입대업대출은 2010~2014년중 연평균 14.3% 급증해 음식숙박업(8.4%)이나 제조업(6.1%), 도소매업(5.4%)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올해 1~3분기에 부동산 임대업 대출 증가율은 18.8~24.5%에 육박해 비부동산업(8%내외)의 2~3배를 상회하는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개인사업자 대출 중 부동산임대업 대출 비중도 2010년 1분기 말 24.4%에서 올 3분기말 34.4%로 큰 폭 상승했다. 반면 제조업은 25%에서 21.3%, 도소매업은 20.7%에서 16.9%로 하락했다. 음식숙박업은 10% 수준을 지속했다.

일단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2010년 3분기 기준 0.87%에서 올 3분기 0.44%로 하락하고 있어 현재까지의 건전성은 양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부동산 임대업 대출이 2011년 이후 급증하고 있는 데다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경기 민감 업종의 대출 비중도 높은 점은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취약성이 증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 측은 "영세 자영업자 중심으로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는 만큼 자영업 차주 정보 확충 노력과 자영업자대출 동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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