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소매판매 급증 지표 개선 '일시적'…추세 지속 어려워"
KDI "소매판매 급증 지표 개선 '일시적'…추세 지속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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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수출 감소폭 축소 일시 요인 작용…전반적 부진"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양호한 판단을 내렸지만, 최근 소매판매 급증과 수출 감소폭 축소 등의 지표 개선세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KDI는 6일 '2015년 12월 경제동향'을 발표하고 "민간소비와 투자 등 내수 전반이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출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 광공업 생산도 일부를 제외한 업종에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고려한 전반적인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월에는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심화되었으나, 내수 관련 지표의 회복에 힘입어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광공업 생산, 자동차·반도체 등 일부 업종만 호전

일단 최근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에 있다고 평가한 배경은 서비스업 생산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광공업 생산·출하가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개선된 점에 있다. 10월중 전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2.4% 증가해 이례적으로 높았던 전월(4.5%)보다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10월 서비스업 생산은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도소매업의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전월(3.7%)에 이어 3.1%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7.5%)와 반도체(40.3%) 등 일부 업종이 전월에 이어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1.5% 증가했지만, 계절조정을 고려한 전월대비 수치는 1.4%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와 ICT를 제외한 광공업 생산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2.5% 감소하면서 부진을 지속하고 있고,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5.2%에서 73.8%로 하락해 경기 회복세가 광공업 전반으로는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됐다.

▲ 자료=한국개발연구원(KDI)

◇개소세 인하에 소비 '일시' 급증…건설투자 다소 둔화

내수의 경우 최근 민간소비가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인 것으로 판단했다. 10월 소매판매액은 전년동월대비 8.3% 늘면서 전월(5.6%)대비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개소세 인하에 힘입어 승용차(24%), 가전제품(15.2%) 소비가 크게 늘었고 지난해 단말기유통법 시행에 따른 기저효과로 통신기기 및 컴퓨터 판매(23.3%)도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내구재 소비가 19.3% 급증했다. 대규모 할인행사의 영향으로 준내구재(6.5%) 소비가 증가세로 전환했고, 비내구재도 전년동월대비 3.2% 늘어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KDI 측은 "소매판매가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했으나, 전반적인 민간소비 회복세는 완만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소매판매 급증은 일시적인 요인에 기인하기 때문에 이런 추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는 건설 부문의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주거용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양호한 회복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10월중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부문(12.6%)이 크게 늘었지만 토목부문(-10.7%)이 감소 전환하면서 전월(13.9%)보다 낮은 3.9% 증가율에 그쳤다. 건설수주와 건축허가면적은 기저효과로 전년동월대비 각각 27.5%, 40.9%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설비투자지수는 12.4% 늘어 전월(7.3%)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수출 일시적 요인에 감소폭 축소…전반적 부진 지속

수출 부진과 일부 업종을 제외한 광공업 생산 감소세를 지속은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일시적인 요인으로 수출 감소폭은 줄었지만 전반적인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11월 중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4.7% 줄면서 전월(-15.9%)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선박수출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됐다. 수입은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전월(-16.6%)에 이어 17.6% 급감했다.

품목별로 보면 선박(133.7%)과 무선통신기기(23.6%)가 크게 늘었지만, 석유류(-30.3%)와 철강제품(-26.6%), 반도체(-9.6%), 자동차 및 부품(-4.6%) 등 대부분의 주력 수출품목은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선박수출이 증가해 대EU(52.5%) 수출이 확대됐지만, 중국(-6.8%)과 미국(-12.4%), 일본(-18.9%)으로의 수출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KDI 측은 "선박을 제외한 수출이 12.4% 감소한 점을 감안할 때 수출 전반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OECD 선행지수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여건이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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