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현대중공업의 조선·플랜트부문 직원 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800명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해양플랜트 부실로 인한 실적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17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총 직원 수는 2만8141명으로 조사됐다. 조선부문 직원 수는 1만466명, 플랜트부문 1432명, 해양부문 4110명이다. 지난해 총 직원 수와 비교하면 1019명 줄어든 수치다. 이중 조선부문(471명), 플랜트부문(350명)의 감소가 전체 감원의 약 80%를 차지한다.
이는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부실로 올 3분기 8976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는 등 실적부진이 지속되자 조직 개편 및 인력 감원을 통한 구조조정에 착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해양사업본부와 플랜트사업본부의 통합,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3사의 경영지원부서의 통합 등 효율성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올 초에는 전체 임원의 31%를 감축하고 대규모 희망퇴직을 받았다.
최근에는 사장단 인사를 실시, 주력사업인 조선사업의 대표를 사장 급으로 격상하고 실적이 부진한 대표를 전면 교체했다. 해양사업 대표와 건설장비사업 대표도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번 인사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사업대표 책임경영 체제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주력사업인 조선분야를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최근 대형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두고 경쟁하고 있지만 저유가로 인해 발주처의 계약취소가 빈번하다"며 "수주 경쟁에서 밀리면 기존 수주 물량 종료 등 일감 부족으로 인력을 감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립 30년 만에 처음으로 휴업에 들어갔던 건설장비부문의 직원 수 역시 지난해(1402명) 비해 80명 감소했다. 건설장비사업은 지난해 영업손실 334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4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자,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부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에도 추가적인 가동 중단이나 인력 구조조정 등의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중공업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장 가동 중단 이후 일부 인력에 대한 A/S부서 전출 등 전환 배치를 추진하면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 초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인해 전체적인 직원 수가 감소했다"며 "특히 조선과 플랜트부문에서 부서 이동 및 정년퇴직 등이 맞물리면서 큰 감원을 보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직 슬림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추가 구조조정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 3분기 기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직원 수는 각각 1만3670명, 1만4535명으로 지난해와 큰 변동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