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동부팜한농 인수 가시권… '빅딜' 위기감?
LG화학, 동부팜한농 인수 가시권… '빅딜'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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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LG화학이 최근 동부팜한농 인수를 눈앞에 두면서 농업화학 분야로 사업을 확대, 종합화학회사로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다. 삼성, 한화, 롯데 등의 잇단 빅딜에도 업계 1위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동부팜한농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각 대상은 재무적투자자(스틱인베스트먼트와 원익파트너스, 큐캐피탈파트너스 등)가 보유한 LG화학 지분 50.1%와 동부그룹이 보유한 지분 49.9% 등 동부팜한농 지분 전체다. LG화학이 본입찰에서 제시한 인수가는 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이 동부팜한농을 최종 인수하게 되면 기초소재(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전지, 바이오 등 4대 사업군을 보유하게 된다. 1953년 한국농약이 시초인 동부팜한농은 작물보호제(농약), 비료 등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농업화학업체다.

LG화학은 동부팜한농 인수를 통한 농약, 비료 사업 진출로 석유화학 사업 군에 농업화학 사업 군이 추가되면서, 기존 유기 석유화학에 집중된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게 된다. 현재 육성 중인 담수필터와 계열사인 LG생명과학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또 하나의 성장 동력이 마련되는 것이다.

또 경상권 지역(구미, 울산)에 생산 거점이 생기게 되는 등 국내 생산 거점이 다양화될 수 있다. 특히 동부팜한농의 울산 비료 공장은 부지가 총 27만평이고, 비료 사업에 필요한 설비 및 부지를 제외한 유휴부지는 19만평이다. 향후 경상권 지역 사업 확대 및 물류 시너지 등에 큰 장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 화학기업인 바스프, 듀폰, 바이엘 등은 모두 농업화학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이 분야에서 20%가량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농업화학이 종합화학회사로 거듭나는 데 충분조건인 셈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LG화학의 이번 인수를 두고 업계 1위 위상이 흔들리는 것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삼성·한화·롯데그룹이 이른바 '빅딜'을 단행하면서 석유화학업계의 강자 자리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연결기준 약 14조85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SDI 케미칼 사업(2조7274억원), 삼성정밀화학(1조2104억원), 삼성BP화학(4138억원) 등의 총 매출(4조3516억원)을 더하면 약 19조2516억원 규모로 커진다.

한화케미칼,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 등 한화그룹의 석유화학부문도 지난해 매출 약 19조3000억원을 기록, 업계 1위인 LG화학의 지난해 매출(22조5700원)과 격차가 좁혀졌다. 특히 지난해 LG화학 석유화학부문 매출액은 17조2645억원으로 석유화학만 놓고 보면 LG화학은 업계 3위로 밀려난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국제유가에 따라 수익 변화가 큰 석유화학사업 구조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며 "이번 인수 참여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수익 다변화를 위한 것이다. 기존 화학사업뿐만 아니라 바이오분야로의 사업영역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업계는 이번 LG화학의 인수가 롯데·한화·삼성 화학 인수합병 보다는 규모가 작아 외형 성장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동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부팜한농의 전방 산업인 국내 농업의 경우 FTA 등의 체결로 국내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해외 진출 모색이 필요하다"며 "LG화학이 눈높이를 해외 메이저 화학 업체(바스프, 듀폰 등)의 농화학·바이오 사업까지 맞출 경우 중장기적인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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