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 첫 주자, EQ900 실물 보니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 첫 주자, EQ900 실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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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경기)=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EQ900이 베일을 벗었다. EQ900은 기존 현대차 라인업 중 가장 몸집이 큰 초대형 세단 에쿠스의 후속 차량으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체성을 반영한 첫 시판 모델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EQ900가 기존 초대형 럭셔리 세단과는 다른 '뉴 럭셔리'의 시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10일 현대자동차는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자동차 담당 기자를 초청해 다음 달 중순에 출시 예정인 EQ900의 주요 사양을 설명하고 실물을 공개하는 사전 설명회를 진행했다. 현대차는 EQ900의 개발을 위해 지난 4년간 1200여명의 연구원을 투입, 연구소 내에 별도의 전용 개발룸과 고급화 개발 태스크포스팀(TF)을 꾸려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기존의 초대형 세단은 주로 사회적인 지위 표현과 과시용 소비 성향에 따라 과도한 사양을 적용하곤 했으나, EQ900은 고객 가치 중심적이고 외면이 아닌 내면의 만족을 채우고자 하는 완전 새로운 개념의 '뉴 럭셔리'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 2세대 제네시스 외관 계승·'모던 에르고 시트'로 항공기 1등석 구현

▲ 현대차 EQ900 렌더링 이미지 (사진 = 현대자동차)

EQ900 외관의 특징은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2세대 제네시스의 디자인을 계승하되 기존의 모던한 느낌보다는 정중함과 깊이를 살린 것이다. 연구소에서 EQ900을 실물로 보니 역시 2세대 제네시스에서 보던 헥사고날 형태의 대형 크레스트 그릴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존 모델보다 15mm 넓어진 전폭에 더해 그릴 양 옆으로 배치된 헤드램프에는 3차원 광원의 굴곡진 선들이 존재감을 돋보이게 한다. 다만 후면을 포함해 전체적인 디자인에서 크롬 등의 화려한 장식은 덜어냈다.

뒷좌석 운전자의 즐거움을 강조한 초대형차인 만큼 현대차는 EQ900의 실내 감성 품질을 높이는 데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현대차가 개발해 첫 적용한 ‘모던 에르고 시트’는 인간 공학적 설계와 첨단 시트 기술을 접목시켜 운전자와 탑승에게 최적의 자세를 설정해준다. EQ900는 이 시트를 통해 벤츠 S클래스, 폭스바겐 페이튼에 이어 3번째로 독일 척추 건강 협회(AGR)에서 공인을 받았다. 뒷좌석 VIP 시트는 항공기 1등석 시트처럼 버튼을 한 번 누르기만 하면 릴렉스, 독서, 영상 등 미리 설정된 모드로 변형할 수 있다. 이날 행사장에 마련된 리무진 모델은 시험용 차량이라 실제 탑승해 볼 수 없었지만 릴렉스 모드 설정하면 조수석이 앞으로 당겨져 뒷좌석에서 성인 남성이 발을 뻗어도 닿지 않을 정도로 널찍한 공간을 확보된다고 한다.

내장 디자인은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질감의 소재를 적용하고 인간 공학에 맞춰 사용자의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이탈리아 최고급 가죽 브랜드인 파수비오와의 협업을 통해 세미 에닐린 가죽을 적용했으며, 우드 트림은 실제 통나무를 깎아 만들었다. 스티어링 휠에는 감촉이 좋으면서도 체온으로 인한 변형을 방지하는 프리미엄 가죽을 채택했다.

그 외에도 '인간 중심 설계'의 모토에 맞게 센터페시아 및 뒷좌석 암레스트 버튼 등의 레이아웃을 사용자가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재배치됐다. 창문 아래 도어 트림에 있던 시트 조절 장치는 허벅지 아래 시트 쪽으로 다시 내려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EQ900은 세세한 부분까지 기존 에쿠스 고객들에게 피드백을 얻어 불편한 부분은 개선하고, 안락함을 높이는 방향으로 거듭 개선했다"며 "여기에 적용된 실내 디자인 등은 향후 출시되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제품군에도 부분적으로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율주행차 선행 기술, '고속도로 주행지원' 첫 선

▲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 연식변경 모델에 적용된 차선유지(LKAS) 기능 (사진 = 현대자동차)

EQ900에는 자율 주행차의 선행 기술을 적용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국내 양산차 중에서는 최초로 완전 자율주행자동차의 전초 단계인 고속도로 주행지원(HDA) 시스템을 채택했다. 이날 직접 시연은 어려웠으나 기존 제네시스에 따로 들어갔던 차간거리제어(ASCC) 기능과 차선유지(LKAS) 기능 및 내비게이션 정보를 복합적으로 융합한 기술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고속도로 상에서 이 시스템을 작동시키면 톨게이트나 인터체인지에 진입해 자동 해제될 때까지 안전하게 주행을 보조해 준다. 아울러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통한 설정 속도로 주행이 가능할 뿐더러 졸음운전이나 전방주시 태만 등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 위험도 예방한다. 운전자에게 위험을 경고하는 데 그치던 기존 후측방 경보 시스템은 추돌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경우 변경하려는 차선 반대편 앞뒤 2개의 바퀴를 자동으로 미세 제동해 추돌을 방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고가 발생해 에어백이 전개될 경우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블루링크 서비스를 통해 자동으로 고객센터 상담실로 통화가 연결되는 긴급구난 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자율 주행 기술 구현을 위한 안전성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EQ900에는 기존 모델의 16.3% 대비 3.2배로 향상된 51.7%의 초고장력 강판이 적용됐으며, 대부분의 초고장력 강판이 승객의 탑승부 보호를 위한 부품에 사용됐다. 차체 구조간 결합력 강화를 위한 구조용 접착제는 기존 모델 대비 2.3배 확대한 200미터를 적용했으며 전면 레이저 용접을 통해 차체 연결부의 강성을 높였다.

황정렬 현대차 중대형 PM센터장(전무)는 "EQ900는 외부 충격에 의한 차체 비틀림과 굽힘 등에 대한 강성이 기존 모델보다 향상됨은 물론 벤츠의 신형 S클래스보다도 6%가량 뛰어나다는 자체 실험 결과를 얻었다"며 "이같은 충돌 성능의 향상으로 실제 충돌과 유사한 테스트로 손꼽히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의 스몰 오버랩 평가에서도 모두 최고 등급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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