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제네시스'에 사활 건 정의선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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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 설명회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했다. 회사 창립 후 줄곧 '현대' 단일 브랜드를 유지해 온 현대차가 새로운 투 트랙 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최대 먹거리인 고급차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전략에서 나아가 향후 현대차의 50년을 결정짓는 중요한 도전으로 평가된다.

그 무게를 반영하듯 지난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네시스' 브랜드 전략 설명회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발표자로 직접 나섰다. 정 부회장은 앞서 해외 모터쇼 등에서 신차나 브랜드 슬로건에 대한 소개를 맡은 적은 있지만 국내 언론 행사를 직접 주도한 것은 2009년 YF 쏘나타 출시 행사 후 6년만이다.

정 부회장은 이날 "제네시스 브랜드는 현대차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이면서도 현대차그룹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큰 변화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수반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내실을 쌓아 세계 고급차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이번 '제네시스'의 진두지휘를 맡으며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를 영입하는 등 런칭 시점까지 진행 과정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설명회에서도 브랜드 설명과 마무리 발언은 물론 기자들의 질의에 막힘 없이 답변을 하는 모습에서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정 부회장은 2005~2009년 기아자동차 사장으로 역임하면서 기아차의 브랜드 전략인 'K시리즈'를 성공작으로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디자인 기아'라는 컨셉 아래 세계 3대 디자이너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를 전격 영입, K5로 시작해 K3, K7 등 라인업을 확대하며 브랜드를 안착시켰다. 정 부회장이 떠난 후에도 기아차는 최근 신형 스포티지 등을 통해 혁신적인 디자인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K시리즈' 예선을 치른 정 부회장은 '제네시스'를 통해 본선 무대에 오르게 됐다. 그룹 내 중요도를 감안하면 판은 훨씬 커졌다. 이번 브랜드 런칭을 통해 모델별로 별도의 이름을 사용해 온 차명 체계를 'G+숫자'로 새롭게 정립하고, 초대형 세단 '에쿠스'의 상징성도 버릴만큼 현대차의 핵심 전략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2004년 1세대 제네시스 개발 착수 시점부터 별도 출범을 염두에 두며 10년 간 브랜드 전략을 갈고 닦아왔다고 하니 준비 기간도 상당하다.

'제네시스'의 성패는 향후 정 부회장의 경영 승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제까지 '현대' 브랜드로 정몽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 있었으나, '제네시스'를 통해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면서 자연스럽게 중심을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아직까지 경영 승계 작업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지만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브랜드 운영을 위한 추가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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