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너도나도 "0% 이벤트"…'속 빈' 수수료 경쟁
증권사들, 너도나도 "0% 이벤트"…'속 빈' 수수료 경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극히 일부 고객만 대상…시장점유율 영향 '미미'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증권사들이 신규 고객 유입을 목적으로 주식 무료수수료 이벤트를 대거 펼치고 있지만, 정작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형증권사는 방문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만 무료수수료 이벤트를 제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고객들의 수가 제한돼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소형증권사에 이어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무료수수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유진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 등은 은행에서 주식계좌를 신청할 경우 2년 이상 무료수수료 혜택을 내놓은 바 있다. 올해도 유진투자증권은 '1+1 무료수수료 이벤트'를 시행한 바 있으며 LIG투자증권은 신규고객 대상으로 3년간 무료 수수료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연말까지 진행한다.

이와달리 상당수 대형증권사는 고객이 방문 계좌 개설을 신청하면 증권사 직원이 찾아가 계좌를 만들어주는 경우에 한해 무료수수료를 제공하는 '다이렉트형'이 많다. 한국투자증권은 '뱅키스 다이렉트'를 통해 주식계좌 개설하는 고객에게 5년간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KDB대우증권도 고객이 방문 계좌개설을 신청하면 오는 2019년까지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다이렉트플러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대신증권도 최근 '크레온 다이렉트'를 통해 방문계좌 개설 시 2020년까지 무료수수료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김상원 대신증권 크레온 영업부장은 "이번 이벤트를 통해 신규 고객 유입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 중반부터 기획안을 올리고 시장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존 수수료 이벤트와 달리 무료수수료를 고객 서비스 정책으로 내세운 증권사도 있다. NH투자증권은 tx계좌를 대상으로 1000만원 이상 잔고를 유지할 시 다음달 수수료 무료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사실상 평생 무료 혜택이 가능하지만, 신규 고객 유입보다는 우수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스마트금융부 관계자는 "무료수수료 출혈경쟁을 지양하겠다는 입장에서 고객 수수료를 아예 제도화했다"며 "다만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VIP 고객 등 일부만 혜택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모든 고객들에게 혜택을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소형사에 이어 대형증권사들도 무료수수료 이벤트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주식거래계좌의 시장점유율 변동은 미미한 수준이다. 일단 대다수 증권사들이 무료수수료 혜택을 내걸고 있는 만큼 특별한 유인책이 되지 않고, 주로 방문계좌를 통해 개설한 고객으로 무료수수료를 제공하는 만큼 새로 유입되는 고객들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 대형증권사 영업부 차장은 "직원들이 직접 나가 계좌를 개설해줘야 하는 만큼 고객 유입 규모가 크지 않다"며 "일부 대형사의 경우 고작 4~5명의 직원이 나가 계좌를 개설해주는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시장점유율 역시 1등 키움증권, 2등 미래에셋증권을 뒤로 대형증권사들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무료수수료 정책에 따른 변동은 거의 없다"며 "중소형증권사들이 시행하는 은행연계계좌 무료수수료 이벤트 역시 점유율에 영향을 줄 정도로 파급력이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얻는 성과는 미미하지만 무료수수료 경쟁은 최근 파생상품 거래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최근 유안타증권은 미니코스피200 선물 및 옵션 매매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올해 연말까지 진행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신규 고객이나 예탁금을 옮기는 고객에 한해 연말까지 미니 선물옵션 거래 무료 이벤트를 시행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