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 '임직원 자기매매 근절'로 신뢰회복 나선다
금투업계, '임직원 자기매매 근절'로 신뢰회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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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금융투자업계 임직원 자기매매 관련 표준방안을 마련, 각 증권사에 배포했다. 이는 각 사가 자율적으로 추진하며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여기에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선제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는만큼 금융투자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 금투협 "업계 공감대 형성…내년부터 적용"

▲ 사진 = 서울파이낸스DB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증권사 임직원 자기매매 근절방안은 원안대로 반영돼 최근 각 증권사에 해당 내용을 통보한 상태다. 매매횟수 1일 3회 이내, 매매회전율 월 500% 이내로 각각 제한하고 주식취득 5영업일 의무보유하는 내용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이번에 협회가 제시한 방안은 각 회사가 수용해서 쓸 수 있는 것으로 최선의 방안을 제시했다"라며 "TF를 꾸려 증권사들이 참여해왔던 만큼 공감대는 형성돼 있고, 부칙에 언제 시행된다는 사항은 없지만 내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임직원 3만6152명 중 3만1964명이 자기매매 계좌를 신고했으며 임직원 일평균 매매횟수는 1.8회다. 일평균 10회이상 과대매매한 임직원 1163명으로 전 임직원 중에서 약 3.64% 정도만 차지하고 있다.

자기매매에 따른 수수료 수입은 675억원 정도로 국내증권사의 전체 수탁수수료(2조9000억원) 대비 2.3%에 불과하다.

일단, 업계에선 자기매매 근절방안의 필요성에 대해선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사무금융노조 등 임직원과 증권사 CEO등 경영진 사이에서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한쪽에선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반발하고 있는 반면 CEO들은 외국보다 내부통제 기준이 약하고 업계 신뢰 차원에서 시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각 증권사는 내부통제 기준에 반영하고 이사회를 열어 내규에 반영하는 작업이 남아있다"며 "증권사의 전산개발은 11~12월이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 대형사 중심 자기매매 성과급 제외 방안 확산

이에 증권사들은 내년 자기매매 근절 방안을 시행에 앞두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근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임직원의 자기매매를 성과급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부터 지점 영업직원의 자기매매 거래실적에 대해 성과급 산정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증권도 지난 10월부터 임직원 자기매매 비중을 성과급 산정에 넣지 않는 식으로 진행해왔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금투협의 표준방안 배포 등이 영향이 없었다곤 할 수 없다"며 "올해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해왔던 만큼 이를 통해 직원들이 보다 고객 수익률 관리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 8월부터 WM사업부 임직원의 자기매매 계좌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직원 평가 및 성과급 산정에서 제외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코리아에셋증권, 흥국증권, 키움증권, KIDB 6개사가 임직원 매매에 대한 성과급 지급을 폐지한 바 있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행보에 대해 감독당국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업계가 자정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이에 동참하는 증권사도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저금리 등 시장상황을 보면 자본시장이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주식형 수탁고가 줄어든다던지 투자자들이 자본시장에 외면하고 있는 부분은 정부 규제 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금융투자업계 스스로가 불신을 유발하는 자기매매 행위를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인식과 자세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CEO를 포함한 경영진이 금융투자회사의 신뢰회복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수석부원장은 "자기매매 거래실적을 성과급에 반영하는 과거의 경영관행은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몇몇 증권사들이 자기매매 거래실적을 성과급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표명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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