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코리아 블프…'허위·과장·기만' 오명
막 내린 코리아 블프…'허위·과장·기만' 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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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할인 행사라고 광고했던 신세계와 롯데백화점 온라인몰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때 판매한 가격 그대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엘롯데 홈페이지)

소비자연맹 실태조사 결과 발표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이하 블프)'로 인해 20%의 매출 상승효과를 봤다는 정부의 발표와 함께 대형 유통회사가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30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코리아 블프로 인해 실제 20%의 매출이 증가했고 내수 경기를 활성화 시켰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소비자연맹은 국내 6개 대형 유통사의 코리아 블프 행태를 조사한 결과 홍보했던 것보다 실제 할인율이 낮거나 할인율을 조작한 의심사례도 있었다고 발표했다.

정부와 민간기업이 합동으로 진행한 할인행사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었지만 결국 허위·과장된 할인에 상당수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1일부터 2주간 진행된 코리아 블프와 관련해 △롯데백화점(엘롯데) △신세계백화점(SSG) △현대백화점(Hmall) △롯데마트몰 △이마트몰 △홈플러스몰의 온라인 판매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연맹 관계자는 "조사는 일부 제품의 온라인 거래만 살펴봤다는 한계를 지니지만 상당수 제품의 할인 전후 판매 가격이 같거나 대부분 할인율이 5~15%에 불과했다"며 "코리아 블프는 (정부, 유통업체가 소개한) 최대 규모 할인 행사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 코라이 블프 기간 롯데백은 최대 50~70%, 현대백은 최대 80%, 신세계백은 최대 30% 제품을 할인하겠다고 광고했다. 하지만 실제 할인율은 롯데백 57%, 현대백 36%, 신세계백 22%에 불과했다.

문제는 코리아 블프가 끝나고도 할인율이 그대로 적용되는 상품이 있었다는 것. 백화점 3사는 LG생활건강의 ‘빌리프 더 트루크림 모이스춰라이징 밤’ 세트를 원가 3만9000원에서 3만7050원으로 행사기간 할인 판매했다. 하지만 코리아 블프가 끝난 지 2주가 지난 30일 현재까지도 롯데와 신세계는 할인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코리아 블프 할인쿠폰도 소비자가 만족할만한 혜택이 아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코리아 블프는 제품가를 할인판매하거나 결제금액 기준 일정비율을 할인해주는 할인쿠폰을 증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은 할인쿠폰의 최대할인금액이 3만원으로 제한됐다는 사실을 미리 소비자에게 고지하지 않았다. 고가제품을 구입할 시에도 3만원의 할인율을 일괄 적용했다.

되레 할인쿠폰을 사용했다가 일반 할인가보다 비싸게 구입하게 되는 사례도 있었다. 신세계백이 판매한 ‘메트로시티의 쇼퍼백(M21MF670Z)’의 경우 일반할인 판매가는 50만5467원으로 쿠폰 이용가인 52만9000원 보다 저렴했다.

할인 전 미리 가격을 올린 뒤 행사 시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의 의심 사례도 확인됐다.

롯데백이 판매한 '프레드페리의 스트라이트 티셔츠(AFPM1433316)'는 10만8000원에서 4만4900원으로 57% 할인됐다. 하지만 이 제품은 지난해 8월 롯데백몰에서 7만1820원에 판매됐다. 첫 판매 후 약 1년이 지난 제품 가격이 3만원 넘게 오른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대형마트 3곳도 마찬가지다. 일부제품의 할인 전 가격 과장이 의심되는 사례가 발견됐다.

예를 들어 롯데마트는 아모레퍼시픽의 '해피바스 바디로션 촉촉(450ml)'을 코리아 블프 전에 5000원에 판매했다. 하지만 코리아 블프 기간 동안에는 원가 1만2200원이라 고시하고 4900원에 할인 판매했다. 원가를 높게 책정해 소비자로 하여금 할인의 폭이 많게끔 오인하게 했다.

또 홈플러스는 'CJ비비고 왕교자 만두(490g)'를 행사품목이라고 소개했는데 할인을 실시하지 않는 이마트와 가격이 같았다. 두 회사 모두 8월 말부터 이 가격으로 판매해 홈플러스의 할인광고가 결국 허위였다는 지적이다.

연맹 관계자는 "'정말 할인행사가 맞느냐'는 식의 코리아 블프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나오게 된 배경을 짐작케하는 조사결과"라며 "유통업체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는 적극적으로 가격을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코리아 블프의 매출상승 효과를 감안해 매년 정기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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