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두산 총수 지갑 여는데…SK 최태원 회장은?
롯데·두산 총수 지갑 여는데…SK 최태원 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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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그룹)

롯데 신동빈·두산 박용만 사재 출연
SK네트웍스 "사업 잘하는 것이 중요"

[서울파이낸스 박진형기자] 시내면세점 특허 발표를 앞두고 롯데그룹과 두산그룹 총수가 개인 재산까지 내놓으며 사업추진에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별다른 반격에 나서고 있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이르면 다음달 초 시내면세점 사업권 입찰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면세점 특허 심사는 △워커힐면세점 △롯데면세점 소공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부산 신세계면세점 등 연말에 특허가 만료되는 4곳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출사표를 던진 곳은 롯데, SK, 신세계, 두산이다.

굴지의 대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진 만큼 재벌 총수들의 자존심을 건 대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면세점 사업 강자인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전날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투자법인의 초기 자본금 1000억원 가운데 100억원을 사재 출연한다고 밝혔다. 최근 '형제의 난', '일본 기업' 등의 이미지로 반(反)롯데 정서가 확산되는 것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호텔롯데가 영위하고 있는 면세점 사업은 세계 3위 수준으로 현재 회사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한다.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면세점 이용객이 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기존 보유 면세점 특허 수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면세점 사업 진출을 희망하는 두산그룹의 박용만 회장도 같은날 열린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서 100억원을 선뜻 내놔 눈길을 끌었다. 박 회장은 100억원이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면서도 면세점 유치와의 연관성이 없다고 못 박지는 않았다.

이처럼 재벌 총수들이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맞물려 사재까지 출연하고 있는 것은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메르스 사태로 관광객이 급감해 면세점 사업이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내수·수출부진 등 세계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그룹 내 '캐쉬카우'(Cash Cow)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판단이다.

반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경쟁사 총수들과 달리 사재 출연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이후 국내는 물론, 중화권과 유럽 등에 위치한 사업장을 방문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SK네트웍스가 지난 2월 KT렌탈 인수전과 지난 7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고배를 마셔 최 회장도 개인 재산을 일부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룹 차원의 지원만 예상되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도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각 그룹의 회장이 나서는 것보다 사업회사가 얼마나 사업을 잘하는지 그룹으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는지가 중요하다"며 최 회장의 사재 출연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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