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하는 노동의 가치
쇠락하는 노동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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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홍승희기자]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철 지난 줄 알았던 이념논쟁은 재점화되고 일자리도 소득도 늘지 않는데 자꾸 빚내서 돈 쓰게 함으로써 민생은 나날이 더 팍팍해진다. 서민 삶이 더 힘든 것은 희망의 불씨가 점점 잦아든다는 현실 때문이다.

정부가 앞장서는 이념논쟁은 필연적으로 언론자유를 위축시킨다. 이미 대형 미디어들일수록 하나의 목소리만 남아 국회의원들조차 말 한마디에 ‘제명’ 운운하는 압박을 받는다.

온 사회가 하나의 목소리만 남을 때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이미 역사 속에서 무수히 경험한 일이다. 그래서 몇 세기 전 왕조시대에도 반론을 펼 구조를 만들고 다양한 언로를 유지하고자 애썼음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라지만 도저히 실감할 수 없는 이들이 전체 국민의 몇%나 될까. 빈부격차가 심화되면 국민소득이 설사 10만 달러가 된다 해도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펼치는 정책은 주로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만 펼쳐지고 있다. 그래서 자꾸 희망의 불씨가 잦아드는 줄을 나날이 가난해지는 서민들 중에도 감지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간다. 언론자유가 그래서 중요해진다.

재벌 집안에서는 10살도 안된 손주들마저 몇 억 혹은 몇 십 억대의 자산가들이라지만 가난한 서민 가계에서는 여러 명의 식구 총자산이 그에 훨씬 못 미치는 사례는 좀 많은가. 그러니 소득격차 또한 얼마나 클까를 굳이 따져볼 필요도 없다.

정부는 내수가 좀 살아난다고 하는 데 그런 정부 발표를 수긍할 수 있는 이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전세난에 시달리다 못해 결국 빚내서 집 한 칸 장만한 이들도 정부의 내수가 살아난다는 발표에 배경을 담당했으리라. 그 결과 건설업이 유독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고 하나보다.

구조조정을 강조하면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라고 재촉하는 정부의 발언이 얼마나 진실성이 있는지는 이제 더 이상 거론할 가치도 없지만 임금피크제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보다 기업의 인건비 부담률을 낮추고 노동 값은 더 떨어뜨려 버리는 노동구조개혁을 ‘사명감’을 갖고 밀어붙이는 정부.

이런 현실에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허덕일 수밖에 없는데 더 나아가 빚내서 소비하라는 부추김에 비자발적 동참을 강요당한다. 이런 판국에 서민들의 삶에서 과연 미래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

재벌들의 소득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시하지만 봉급생활자들 중 평균소득보다 더 받는 직장인들은 단체로 정부 눈치를 봐야 할 처지다. 고소득 노동자들 때문에 일자리가 늘지 못한다고 눈총을 주고 있으니까.

몇 십 년 충분히 노동하고 이제는 좀 남은 삶의 여유를 좀 누려도 좋을 나이의 노년층도 사회복지의 혜택을 받기는커녕 다시 노동 일선으로 복귀하라고 부추기며 그게 노인복지라고 우긴다. 노인들의 사회활동이 꼭 경제활동이어야 할 이유는 없는데 국가가 그들의 복지를 책임지려 하기 보다는 그들에게 새로이 노동력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게다.

그렇다고 노인층이 활동할 일자리가 충분한가 하면 결코 그렇지 못하다. 당장 경제활동이 아니어도 노인층에게는 대중교통 이용조차 버거운 구조다. 전철 환승 한번 해보면 무릎관절 약한 노인들은 절로 신음소리 나오기가 일쑤다. 환승구간마다 차이는 있지만 노인이나 어린이,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참으로 인색하기 그지없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는 중간 중간 끊기고 계단 이용을 강요당한다.

대도시 전철만 그런 것도 아니다. 최근 필자는 지방도시에서 KTX 한번 타려다 숨이 가쁜 경험도 해봤다. 휠체어 탄 노인을 모시고 가는 길에 혼자 휠체어를 몰기 어려운 난코스들이 군데군데 있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자면 한없이 빙빙 돌아야 할 정도로 구석에 밀려 있어서다. 물론 비행기 탑승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미리 신청하면 휠체어라도 탈 수 있다. 이 역시 일행 없이 혼자 이용할 수는 없다는 한계는 있다.

그런 환경에서 노인들에게 값싼 임금 제시하며 일자리로 내모는 건 답이 아닐 성 싶다. 너무 이른 정년 문제 해결해야 하지만 임금피크제로 묶여 처리되며 노동 값은 헐값이 된다. 이미 떨어진 노동 값의 피해는 젊은이들에게도 미치며 젊은이도, 노인도 결국 조삼모사하는 세력 앞에서 농락당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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