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도 '보기 나름'?
낙하산 인사도 '보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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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금융, 거래소 반응 '제각각'

증권업계 유관기관인 거래소와 증권금융이 낙하산인사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지난 18일 증권금융 사장 공모 후보 원서 접수를 끝내자마자 열린우리당 수석전문위원이 사실상 내정됐다는 설이 나돌았으나 증권금융 측은 잠잠했다. 증권거래소가 감사의 낙하산 인사 문제로 시끌벅적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현상이다.

같은 증권 유관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금융이 서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두 기관의 특성을 간접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거래소의 경우 신임감사에 청와대의 회계사 출신이 내정된 것에 대해서 파업까지 거론하며 극렬하게 저항한 사례가 있다.

거래소 노조의 입장은 이전에 후보추천위원회조차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소 팀장급 경력밖에 없는 40대 초반의 회계사가 청와대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거래소 감사가 되는 것을 용납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증권금융의 경우에는 오히려 낙하산 인사에 대해 대체적으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증권금융 향후 미래수익 확보와 지급결제업무 허용 등 각 기관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이 걸려있는 처지여서 이들 사안에 대해 증권금융이 제목소리를 내고 일의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경부 출신 인사가 신임 사장으로 오는 것이 유리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증권업계는 증권사 지급결제 허용 문제로 타 금융업권과의 이해관계가 첨해하게 대립돼 있으며 최근 감독원에서 CMA에 대한 광고 규제와 실태점검에 나선 것도 타 금융업권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이 눈에 보이는 문제 뿐만 아니라 민간출신인 홍석주 사장 재임 중 업무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사업 진출 등을 의욕적으로 추진, 신분 불안과 업무량 증가 등에 따른 내부 불만이 팽창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내부적으로는 시장경영 마인드를 가진 민간 인사보다는 증권금융의 이권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직원들도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낙하산 인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지급결제 등 타 업권과 이해관계 부분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어 낙하산 인사가 오는 것을 합리화하는 것은 유관기관들의 보신주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가 오면 최근 몇 년간 증권유관기관 중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한 증권금융이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 지급결제 허용은 정부와 여당에서 증권사의 의견을 따르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있는 상황에서 이를 앞세워 낙하산 인사에 대해 불만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유관기관의 보신주의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참 기자 charm79@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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