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수입맥주 공세에 대처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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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프리미어 OB, 하이트, 클라우드 제품 (사진=각 사)

오비 '분주' 하이트 '신중' 롯데 '한 우물'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국내 주류시장에서 수입맥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에 대처하는 국내 주류업체들의 각양각색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A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수입맥주 매출 비중은 21.6%에서 지난해 26.4%, 올해는 9월까지 30.1%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국산맥주 매출 비중은 77.6%, 72.8%, 69.1%로 감소세를 면치 못하며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 OB맥주, 수입맥주 인기에 편승

이러한 수입맥주 공세에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업체는 국내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다.

오비맥주는 올해 들어서만 10종 이상의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제품 라인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달 중에는 중국 시장 내 3위, 세계 8위의 '하얼빈 맥주'를 들여올 계획이다.

이외에도 AB인베브의 대표 브랜드 '스콜', 독일 맥주 '슈파텐' 등 연내에도 새로운 맥주 제품 수입을 예고하고 있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해 11월 '프리미어 OB'에 이은 '프리미어 OB 바이젠'(2015년 6월), '카스 비츠'(2015년 7월)까지 국내 시장에 신제품을 선보였다. 또 지난 6월에는 '바스', '보딩턴', '모젤', '프란치스카너' 등의 수입맥주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8월에는 호가든 로제, 호가든 그랑크루 등도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오비맥주의 실적부진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산화취 논란으로 시작된 매출 하락은 올해 2분기 연속 곤두박질 치고 있다. 실제 AB인베브는 2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매출 감소율이 '높은 숫자'의 한자릿수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가 다양화되면서 제품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AB인베브가 세계 최대 맥주업체로써 200여 종이 넘는 맥주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제품들을 국내 시장에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하이트, 선두 내준 전례에 '신중 모드'

업계 2위 하이트는 오비맥주와 달리 다소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AB인베브의 자사 제품을 가져오는 것이니 당사보다는 훨씬 용이할 것"이라며 "우리 역시 수입 다각화가 필요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는 (맥주 수입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사실 3년 전 '드라이피니시D'의 실패로 오비맥주에 1위를 내주는 전례가 있어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0년 '드라이피니시D'의 시장 안착이 실패하면서 당시 시장 2위였던 오비맥주에게 1위 자리를 빼앗긴 이후로 현재 업계 2위로 밀려났다.

하이트 측은 '뉴하이트'를 메인 제품으로, '맥스'는 서브 제품으로 무섭게 치고 나오는 수입맥주 인기를 방어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올 5월까지 '뉴하이트'를 바탕으로 한 하이트 맥주 판매량이 1765만 상자로 전년 동기 대비 16.9%로 증가했으며 '맥스'도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7.4% 늘어나면서 반등에 성공한 상태다.

더불어 하이트는 최근 맥스를 생맥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옥토버페스트 시즌을 맞아 '맥스 옥토버페스트 스페셜홉'을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출시했다. 특히 이번 에디션에는 지난 4월 '크림生 올몰트 맥스'로 리뉴얼하며 10년 노하우로 완성된 266초의 부드러운 크림탑(Cream Top)이 더해져 기존 보다 거품 지속력 및 맛과 향이 업그레이드 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 롯데주류, '클라우드'에 집중

이런 가운데 '물 타지 않은 맥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롯데주류는 '클라우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롯데주류는 클라우드의 생산캐파를 늘리기 위해 오는 2017년 완공을 앞두고 연간 생산량 30만kl가 가능한 충주 2공장을 건립중이다.

이미 지난 3월에는 생산캐파를 연간 5만kl에서 10만kl로 2배 늘린 맥주 1공장 증설공사를 마쳤다.

클라우드는 지난해 4월 출시 후 2개월만에 1000곳이 넘는 주류 도매사에서 주문 요청이 빗발쳤으며 수도권은 99%의 입점율을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롯데마트에서도 10%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클라우드 마케팅에 집중하고 국내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안착하고 있으니 품질유지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국내 업계 1위인 오비맥주의 수입 다각화 전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로는 1등 브랜드인데 소비자들의 입맛이 수입쪽으로 쏠린다고 이쪽 포션을 계속 늘려가는 건 인베브의 사업 전략으로는 맞지만, 국내 주류시장이 잠식될 수 있다"며 "주세 불균형 등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돼 고품질의 국산맥주가 불평등없이 수입맥주와 품질 경쟁을 할 수 있는 토대부터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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