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외국인자금 유출보다 더 큰 걱정
[전문가 기고] 외국인자금 유출보다 더 큰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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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현 에프앤가이드 연구원

최근 미국금리 인상 이슈와 중국발 쇼크 등으로 우리나라의 장세 상황을 적절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잣대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역사적으로는 외국인투자자 자금 유출입에 따라 우리나라 시장이 함께 변동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현재 흐름 또한 외국인 자금의 유출이 두드러지고 있어 그나마 한국 증시가 내리는 증거로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외국인투자자 '자금유출=지수 하락' 이라는 식이 무조건 성립되는 건 아니고 사실 지금은 외국인투자자 자금 유출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현재 신용융자금액이 연평균 수치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정설상 신용융자금액이 늘어났을 때에는 주가가 하락하고 신용융자금액이 줄어들었을 때에는 주가가 상승을 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위에서 지적했듯이 2015년 4월말 고점(코스피기준)을 시작으로 평균 신용융자잔고는 늘어났고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뚜렷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스닥시장은 더 심각하다. 코스닥은 2015년 7월말을 고점으로 평균 신용융자잔고가 늘어남과 동시에 개인투자자 매수세가 늘었고 외국인투자자 매도세는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일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가 매수세를 보이며, 신용융자금액이 늘었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이렇게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독보적인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평균적으로 신용잔고 상환기간이 3개월이라 가정했을 때) 기관투자자나 외국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신용물량이 늘어났으니 일정한 시간만 지나면 반대매매시점이 올 것이라 판단하고 굳이 무리해서 지수를 끌어올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초 우리시장의 평균 신용융자금액이 코스피, 코스닥 각각 2조5000~6000억원대였음을 감안하면 현재 각 시장에서 3조원이 넘는 신용융자금액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이는 외상으로 주식을 많이 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조만간 휴지조각으로 변해버릴 수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계좌가 늘어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부채를 이용한 레버리지 효과를 노릴 수도 있겠지만 현재 시장의 흐름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오늘 새벽(한국시간 18일 03시)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 동결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불확실성을 안고 새로운 둥지를 틀 돈들이 묶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시장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9월 금리인상을 바랬던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나올 수도 있고 금리 인상에 대해 다시 논의될 12월까지 박스권을 보일 수도 있어 걱정이 앞선다. 모쪼록 하루빨리 신용융자잔고 하락세가 연출되고 금리 인상이라는 불확실성 악재가 해소돼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머징국가에서 빠져나갔던 자금이 돌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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