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슬픈 젊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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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들은 어려서부터 거래소를 목표로 공부를 시킬 예정입니다”

기자에게 지나가듯 말한 증권사 한 간부의 이 한마디가 우리나라의 공기업에 대한 선호도를 극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지난 주 ‘신이 내린’ 직장으로 손꼽히는 증권선물거래소 신입사원 공채에 우수 인력들이 대거 몰렸다.

무려 공개채용 경쟁률이 100:1이라는 숫자가 말해주듯 증권선물거래소의 엄청난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특히 공개채용에 지원한 지원자 중에는 지원공인회계사는 물론 토익 만점자, 해외에서 경영학석사를 취득한 우수 인재들이 대거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사원 국책은행 감사발표 이후 일반 사기업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임금체계에 기준에 대해  국민들을 공분에 빠트렸지만, 이번 거래소 신입사원 공채의 경쟁률은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생각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거래소의 인기는 높은 임금체계와 안정성 때문이다.

증권선물거래소의 1인당 임직원 평균임금은 8,800만원으로, 일반 증권사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또한 일반 사기업에 비해서 사실상 58세 정년이 보장돼 안정성까지 갖추고 있다.

내년에 증권선물거래소가 상장 이후에도 높은 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유관기관의 특성인 안정성을 계속 지속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적어도 시장의 독점적 지위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자는 젊고 유능한 최고의 인재들이 증권선물거래소라는 직장에 몰려서 무엇을 할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은 경쟁을 통해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야한다.

예를 들면 국내 금융시장은 금융업권의 장벽이 허물어져가고, 한미 FTA 등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맞춰 유능한 인재들이 충원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를 바탕으로 외국계금융기관과 경쟁에서 생존해야 한다.

또한 이 같은 인재들이 금융기관의 해외진출을 이끌어 작게 관점에서는 개인의 가치를 높이고, 크게 보면 회사와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안정성만 우선해 경쟁이 없는 독점기업인 거래소나 그 외에 ‘신이내린’ 직장에 취직하는 것은 국가적인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젊은이들이 안정적인 공무원만 찾는 현 세태가 그나마 제조업이나 서비스업보다는 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좋다는 금융업권까지 파고든 것 같아 씁쓸하다는 생각이 든다.

공기업이나 독점기관에 취직해 뛰어난 인재들이 현실에 안주해서 평범한 범인이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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