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스팩 천하'…거래소 상장 목표치 孝子?
주식시장 '스팩 천하'…거래소 상장 목표치 孝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코스닥 상장 절반 '스팩'…정보노출 의혹 등 신뢰 문제 여전

[서울파이낸스 이호정기자] 올들어 상장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수가 이미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가 올초 세웠던 상장 목표치를 스팩이 상당부분 채워주고 있는 셈이지만, 상장 과정에서의 신뢰도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올해 목표한 신규상장 목표 기업 수는 220개, 그중 코스닥이 100개다. 목표한 100개 중 현재 51개사가 신규 상장을 했는데 여기에 절반이 넘는 30개사가 스팩인 것으로 집계됐다. 비율로는 58.82%에 달한다. 지난해도 스팩 상장이 26건이었는데, 이는 지난 2009년 스팩 상장이 합법화 된 이후 가장 많은 수치였으며, 그 비율은 코스닥 상장수의 39.39%에 달했다.

지난 7월과 8월에도 키움스팩3호, 유안타제2호스팩, 한화에이스스팩2호, SK2호스팩, 엘아이지이에스스팩, 케이비제8호스팩, 미래에셋제4호스팩, 교보4호스팩, 현대드림3호스팩 등과 함께 여기에 이날 상장한 교보5호스팩까지 총 10개에 달한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로 지난 2009년에 도입됐다. 도입 후 2010년(21개), 2011년(1개), 2013년(2개), 2014년(26개) 등 매년 활발하게 코스닥에 상장되고 있다. 지난 2011년 8월 화신정공의 합병상장을 시작을 현재 17개 비상장 기업들이 스팩을 통해 상장됐다.

다른 기업과의 M&A를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스팩은 3년 내에 그 대상을 찾아야 한다. 만일 3년 내에 M&A를 하지못할 경우 상장 폐지되기 때문에, 이를 온전한 상장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상장을 하면 스팩이 합병사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제도 도입 이후 총 80개사의 스팩이 상장됐지만 그 중 17개사 만이 합병이 이뤄졌다. 올해 합병 상장을 기다리는 회사 6개사와 청구서를 접수한 기업 2개사를 포함하면 8개사로 이를 합쳐도 31.25%만 합병이 되는 것이다.

합병 과정에서의 사전 정보 노출 의혹으로 스팩 합병에 대한 신뢰 문제도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지난 달에는 콜마비앤에이치의 계열사 임직원 등이 스팩과의 합병 전 주식을 대거 사들여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가 포착돼 검찰에 통보되기도 했다.

지난 3월말에는 선바이오와 합병을 발표하기 한달 전부터 대우스팩2호는 이미 증권가에 합병설이 퍼졌다. 이에 따라 합병 발표 직전 7거래일 간 주가가 20.4%나 올랐지만 지난 5월19일 돌연 합병은 취소됐다. 3770원이던 주가는 합병 취소 후 2225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른 피해는 모두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에게로 이어졌다.

거래소 측은 최근 스팩 상장이 늘어난 것에 대해 수요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만일 합병 실패로 스팩이 해산돼도 투자자의 원금과 이자가 보장된다는 점도 인기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김성곤 코스닥 상장유치부 팀장은 "스팩을 선호하는 기업들의 수요가 있고, 최근 분위기가 합병으로 잘 이어지는 추세를 반영해 주관사에서 적극적으로 스팩을 상장 시키는 것 같다"며 "최근 스팩 쪽으로 상장이 몰리는 분위기지만 (상장) 목표수를 채우기 위한 방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스팩을 통해 합병 상장한 회사 관계자는 "회사 내에서 따로 M&A 지식을 지닌 전문가를 두고 있지 않아 자연스레 스팩을 통한 상장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상장하는 과정에서 그에 따른 비용과 시간이 많이 절감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스팩 합병 비용으로 합병 양사 간의 장부차액 때문에 실적이 주춤해지는 모습을 보이기고 해 실무 상 주주들에게 이를 설명하는데 한계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