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銀 예비인가 신청까지 '한달'…고민깊은 은행들
인터넷銀 예비인가 신청까지 '한달'…고민깊은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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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銀, 다음카카오·한투 컨소시엄 참여
"시장상황 관망" vs "지분 참여라도 해야"

[서울파이낸스 정초원 이은선기자] 다음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KB국민은행이 최종 합류하면서 은행권의 고민이 깊어졌다. 올해 예비인가 참여를 노렸던 은행들의 경우 파트너 선정을 위한 물밑협상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지만, 한편으로는 은행권이 얻을 실익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칭)' 설립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내달 말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이 최초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참여를 구체화한 셈이다.

다른 은행들도 한달 앞으로 다가온 예비인가 신청을 위해 파트너 선정에 몰두하고 있다. 우선 우리은행은 KT, 교보생명과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고 있어 예비인가 참여 가능성이 높다. 3사는 각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사전 조율 단계에 들어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단 주도권은 교보생명에서 쥐고있지만 모바일 전문은행 시장을 선점한 우리은행의 인프라도 필요한 상황인 만큼 각사 실무부서를 통해 내부적인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며 "참여 지분율과 이익 창출 여부가 가늠돼야 예비인가 참여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그래픽 = 서울파이낸스

일찌감치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검토해왔던 IBK기업은행은 아직 파트너를 물색하는 단계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의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신한은행은 참여가 불발되면서 연내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 가능성이 멀어졌다. 대신 향후 인터넷은행 사업 참여 기회에 대한 검토는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시범 은행 참여는 여의치 않겠지만 은행법이 개정되고 나면 향후 사업화 과정에서는 기회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시중은행들이 얻을 실익에 대해서는 은행권의 의견이 갈린다. 일단 은행권 주도의 설립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 ICT기업이 이끄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함으로써 누릴 시너지가 어느정도일지 미지수라는 게 은행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컨소시엄과 손을 잡긴 했지만, 보유 지분은 10%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지분은 한투 50%, 다음카카오 10%, 기타 ICT기업 30%로 구성되며, 은행법이 개정되면 다음카카오의 지분율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시중은행들이 가질 영향력이나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연내 예비인가 참여 계획을 사실상 접었다. 사업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1500억원의 초기 투자금을 들이기는 부담스러운 데다, 기존 사업과의 중복성 문제까지 있어 현재까지는 시장 상황을 관망해왔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인터넷금융 시장이 성숙되고 사업모델이 검증되면 인터넷전문은행 별도 법인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다음카카오 등 은행업 진출을 선언한 ICT기업의 상품판매 플랫폼이 강력하고,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낮은 비용구조를 갖추게 된다는 점은 시중은행들도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은행 업무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변화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롱테일 마케팅이 부각될수록 장기적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 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분 참여의 가능성이라도 열어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는 1호 타이틀을 갖고가는 만큼 향후 시장 확보에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계좌이동제 본격 시행으로 고객 확보가 관건이 된 만큼 선제적 참여를 통해 고객을 흡수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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