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모방 전략으로 유럽·중동 '삼성텃밭' 위협
화웨이, 모방 전략으로 유럽·중동 '삼성텃밭'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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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화웨이 메이트7'(사진=화웨이)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중국 화웨이가 대륙을 넘어 중동과 유럽, 아프리카까지 세력을 넓혔다. 특히 삼성전자의 마케팅 전략을 그대로 따라하면서 얻은 시장 인지도를 기반으로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10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719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유럽 등의 지역에서 세계 스마트폰 정상에 올랐다. 4750만대를 판매한 애플은 안방인 북미 지역에서 1위 자리를 지켰다.

화웨이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SA는 화웨이가 특히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큰 성과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 상반기 화웨이 매출은 서유럽(45%), 북유럽(54%), 남태평양(41%), 북아프리카(164%) 및 중동 지역(48%)도 전년대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여기엔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화웨이 메이트7'의 인기가 힘을 보탰다. 메이트7은 중국, 서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남태평양 지역 등 100여개국에서 500만대 출하량을 달성했다. 화웨이가 올해 선보인 '화웨이 P8' 역시 출시 두 달만에 중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를 포함한 54여개국에서 100만대 이상 판매돼 매출을 견인했다.

회사의 상반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39% 증가한 4820만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프리미엄 및 중·고가 제품 비중은 31%로 전체 매출의 42.9%를 차지했다. 중국 업체들은 값싼 스마트폰만 판매한다는 기존 인식을 깬 실적인 셈이다. 올해 출시한 화웨이 P8은 메탈 프레임과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두 번째 라이벌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는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할만한 탑(Top)3 후보라는 것. 특히 화웨이는 2세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취약점인 특허 문제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보급형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까지 구축된 탄탄한 라인업으로 스마트폰 교체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화웨이가 무서운 이유는 삼성전자의 마케팅 전략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삼성전자는 사업 초기 저가형 휴대폰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인지도가 올라간 시점부터 프리미엄폰 판매에 집중했다.

화웨이 역시 같은 흐름으로 세계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지난해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올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P8을 내놓은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애플을 점유율로 뛰어넘은 것과 같은 극적인 성공을 점치기엔 이르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는 업체"라며 "국내 업체들에 가장 위협적인 상대는 단연코 화웨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의 10% 안팎을 연구개발(R&D)에 쏟아 붓는 것 역시 스마트폰 시장 탑3를 향한 야심을 보여준다. 화웨이는 지난 2011년 전체 매출의 11.6%에 달하는 약 38억 달러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2012년과 2013년, 지난해까지 연구개발에 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한편, SA는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3억3950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성장률은 15%로 최근 6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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