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제조업 '실적쇼크'에 휘청…증시 향방은?
코스피, 제조업 '실적쇼크'에 휘청…증시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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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 유화만 실적 개선…"그리스 여파보다 심각"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국내 대표 제조기업의 2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코스피지수도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원화 강세와 함께 중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에 밀리면서 한국 경제의 근간이었던 제조업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반도체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스마트폰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3% 줄었다고 밝혔다. 미국 애플, 중국 화웨이 등과의 경쟁으로 '갤럭시S6'의 판매량이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특히 갤럭시S6 판매 부진으로 소형 베터리 공급이 줄어들면서 삼성SDI는 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됐다.

원화가 다른 국가 통화 대비 강세를 보임과 동시에 소나타와 아반떼 등 신차 판매 효과를 누리지 못했던 현대자동차의 2분기 영업이익도 1조75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감소했다. 현대모비스도 영업이익 6944억원을 기록해 1.2% 감소했으며, 기아차도 중국 내수부진과 SUV 신차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해 영업이익이 25.2% 내렸다.

철강과 조선업종은 중국의 가격 경쟁력에 밀리면서 몇 년째 장기 불황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2% 감소했으며, 국내 조선업종은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공세와 경기침체로 상선 수주가 힘들어지자 경험이 적은 해양플랜트 건조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되면서 2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LG화학은 원가절감으로 2분기 영업이익 5634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7%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이 658.5% 급증했으며,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흑자로 돌아섰다.

이처럼 석유화학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 제조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자 최근 코스피지수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4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06포인트(1.19%) 하락한 2006.10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국내 제조업 경기가 언제쯤 회복 조짐을 보일 것인지로 쏠리고 있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KB투자증권에서는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7조3000억원으로 예상하면서 시장 기대치에서 9% 하향 조정했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메리트는 여전히 존재하나, 반도체 부문의 이익 증가와 휴대폰 부문의 이익 감소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에는 밸류에이션이 뚜렷하게 하락했던 과거 주가 흐름을 되짚어 보면 하반기 강한 주가 상승을 당장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조선업종 역시 2분기에 약 2~3조원 손실을 반영해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보이나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에서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삼성중공업은 '중립'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유일하게 호실적을 견인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석유화학업종 역시 계속되는 공급 과잉 우려로 국제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하반기에 이러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지 미지수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3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40달러(2.89%) 내린 배럴당 47.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는 소식에 현재 LG화학은 5% 넘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의 중추격이었던 제조업이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휘말리자 최근의 그리스 사태보다 심각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마킷이 세계 24개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47.8로 조사 대상국 중 네 번째로 낮아 위기국인 그리스(48)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그리스 사태는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이 때문에 다년간 만성적인 무역적자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며 "국내의 경우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세계적 기업들이 버티고 있지만 글로벌 환율전쟁과 중국의 맹추격 등으로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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