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우울' · 현대제철 '웃음'…철강2强, 희비 쌍곡선
포스코 '우울' · 현대제철 '웃음'…철강2强, 희비 쌍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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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포스코가 고강도 쇄신안을 내놓은 반면, 현대제철은 고속성장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경영 목표를 발표하는 등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실적만 보더라도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상황은 엇갈리고 있다.

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별도기준으로 매출액 3조7022억원, 영업이익 4245억원, 당기순이익 196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지만 2분기 건설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11.5%를 기록했다. 또한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EBITDA는 72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건설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봉형강 제품의 수익성이 향상됐고, 고부가강 중심의 제품 구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춰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어려운 철강시황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원가절감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제철원료 최적 배합모형 설계를 통해 저가 원료 사용을 확대하고 에너지 및 설비 효율을 최적화하는 등 전 부문 극한의 원가절감으로 상반기 1831억원의 절감 실적을 달성했다.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특수강 투자도 원활히 진행 중이다. 연산 100만톤 규모의 당진 특수강 공장은 내년 2월 상업생산을 목표로 23일 현재 89.5%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기존 포항공장과 함께 연간 150만톤 규모의 고품질 자동차·산업용 특수강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 특수강 투자를 포함해 총 9412억원의 투자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2014년 말 11조9884억원에 달하던 차입금을 현재 11조6349억원으로 3535억원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철, 그 이상의 가치 창조'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사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발판으로 2020년 26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2025년에는 매출 31조원 규모의 '종합소재 기반의 가치창출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액인 29조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반면,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의 실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5조1895억원, 영업이익 6863억원, 당기순이익 11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9.1%, 영업익은 18.2%, 당기순익은 75.9% 감소한 수치다.

포스코 개별기준으로는 매출액 6조5760억원, 영업이익 608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철강수요 부진과 판매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1.4% 감소했으나, 월드프리미엄 제품판매가 전년동기대비 21.3% 증가하는 등 고부가가치제품 판매 확대로 영업이익은 7.5%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 7.6%에서 9.2%로 1.6%p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혁신 포스코 2.0'을 내걸고 계열사 축소, 비용절감 등 내형성장 중심의 계획을 발표했다.

2017년까지 그룹 부실 원인으로 지목된 국내 계열사 50%, 해외사업 30%를 정리하고 연간 5000억원의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신규투자와 관련해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투자과정에서 담당자를 명시하는 투자실명제도 실시키로 했다.

고강도 쇄신안을 내놓은 권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실천다짐을 위한 선서를 하는 등 실천의지를 보이고는 있지만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최근 '순혈주의를 없앨 것'이라고 밝히면서 기득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이들의 저항이 거세질 것"이라며 "특히, 쇄신안이 권 회장의 임기인 2017년까지만 있어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 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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