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곪은' 대우조선해양, 고강도 구조조정 예고
'속 곪은' 대우조선해양, 고강도 구조조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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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 최대 3조원 적자…부실은폐 의혹까지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현대중공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조' 단위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채권단은 정밀실사를 거쳐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다는 방침이지만 경영정상화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수주한 해양플랜트 등을 포함해 그동안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손실 등으로 올해 2분기 최대 3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설계 변경으로 공정이 지연되면서 막대한 비용이 추가로 들어갔다. 또한 2011년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을 척당 약 6000억원에 수주했으나 척당 평균 10개월∼1년 가량 지연되면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기매출채권도 9조원 규모로 이 가운데 일부 회수가 불가능한 금액도 손실로 처리될 전망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사업의 손실을 2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성립 사장은 "취임 후 회사 실상을 파악하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일부 손실을 발견했는데, 이를 2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터질 것이 터졌다'라는 반응이다. 사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의 손실 등으로 지난해 3조2495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영업손실을 냈고 삼성중공업도 2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의 예상 공사손실 5000억원 가량을 공사손실 충당금으로 반영한 탓에 지난해 영업이익이 1830억원으로 전년보다 80.0% 감소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2006년 3분기 이후 8년 반만에 43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뿐 △2012년 1759억원 △2013년 2419억원 △2014년 330억원 등 매년 흑자를 이어왔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손실을 예상했으면서도 숨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의 경우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인지한 시점에 충당금을 쌓아 지난해 사상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며 "하지만 대우조선은 전임 고재호 사장이 연임을 위해 손실을 바로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용평가사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대우조선해양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내리고 워치리스트 하향 검토에 등록했으며, 한국기업평가는 대우조선의 기업어음(CP)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A2'와 'A'로 평가하고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등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단기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각각 내리고 하향검토 등급 감시대상에 등재했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우선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후 한두 곳의 회계법인을 선정해 20일부터 실사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권 전체 차입금은 약 20조원이며 포스코에 갚아야 할 금액도 5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실사 이후 재무상태 개선을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까지 상황은 녹록치 않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주력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자회사 10곳 가운데 실적이 부진한 곳을 중심으로 6개 회사를 정리하는 등 사업재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올 1분기 미청구 공사대금이 9조4148억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말 7조3959억원보다 2조원 급증한 것으로 경쟁사인 현대중공업(5조24억원)과 삼성중공업(4조7989억원)에 비해 약 2배 가량 많다. 아울러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조달 금리가 높아진 것도 악재로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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