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 에 빠진 中 증시, 패닉 국면 언제까지?
'늪' 에 빠진 中 증시, 패닉 국면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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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거래일만에 30% 폭락…"당분간 변동성 확대 지속"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중국 주식시장이 각종 악재들로 폭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특히 최근 중국 증시 하락 속도가 지난 2007년 버블 붕괴 때보다 가파르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이에 국내 코스피지수도 장 중 4개월여 만에 2000선이 붕괴되고 코스닥도 700선을 재차 내주는 등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59.7% 가파른 상승랠리를 보이던 상해지수는 지난 6월12일 5166.35포인트를 고점으로 17거래일 만에 32.1% 급락해 3500선까지 추락했다. 특히 장 중 200일 이동평균선인 3400선을 터치하는 등 바닥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는 중국 증시에 대한 우려감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도 중국 증시 폭락과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중단, 미국 중앙은행(Fed) 경기 우려 등 잇단 악재에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도 장 중 2000선이 무너지는 등 이에 따른 악영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본토펀드 역시 일주일새 줄줄이 마이너스 손실이 나는 등 과거 중국펀드 공포가 재현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중국본토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1.33%, 한 달간의 수익률은 -22.92%로 모든 펀드가 손실을 입었다.

중국 증시의 하락추세가 장기화되면서 상장사들이 스스로 거래정지를 신청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8일 기준,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 내 상장종목 2614개 중 거래정지 기업은 51.4%에 달하는 134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16조4000억 위안으로 전체 중국 증시의 30.4%에 달한다.

이러한 중국 내 거래정지 기업들의 영향으로 CSI 300 주가지수선물도 하루 변동 제한폭인 10%까지 하락했다. 투자심리의 위축은 주가지수선물 하락에 반영되고 있는데, 현재 중국 증시가 더욱 불안해 보이는 것은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 그래픽 = 서울파이낸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증시 급락에 대해 정부의 인위적인 부양조치로 인한 후유증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개인투자가들의 주식투자 열풍에 따른 과열과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레버리지 확대(=신용투자 확대) 후유증 때문"이라며 "또 미국 정책금리 인상 및 그리스 사태 등으로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더불어 취약한 중국 경기 펀더멘탈 등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패닉 국면이 언제 끝날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일단, 중국 증시가 정책 모멘텀으로 급등할 때와 마찬가지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밸류에이션과 실적 등을 토대로 하는 지수하단 추정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중국 증시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한 변화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신용거래 최대기한을 고려한 레버리지 급증구간을 추정해보면 투심 위축에 따른 대량매도 혹은 반대매매에 따른 급락은 적어도 3200선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이유로 상당수 전문가들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증시 조정의 마감 징후가 나타나기 전까지 투자 결정을 미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터 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의 실질적인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현재 매도 우위를 보이는 우량주들이 변화의 조짐이 보일 때까지 어느 정도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당분간 중국 증시는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원도 "중국 정부가 증시 안정을 위한 각종 부양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중국 증시가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다소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신용거래 청산, 이 중 불법 장외 신용거래의 추가 청산과 함께 일부 매매 거래정지 종목의 거래 재개시 주가 하락 가능성 등으로 추가 조정 흐름이 이어질 공산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미국 금리인상과 그리스 사태 장기화 등에 따른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 역시 중국 증시의 추가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아울러, 중국 증시가 안정화되기까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정책 역시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증시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들이 쏟아지면서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중국경제에 대한 자신감 표출, 그리고 증시폭락에 격노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중국 지도부의 정책방향성이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해 주는 대목"이라며 "정책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안정화시키는 국면이 도래하는 시점에는 펀더멘털이 안정적인 섹터와 기업의 주가가 먼저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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