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4' 전략폰 광고 무색…LG전자, 단통법에 '죽을 맛'
'G4' 전략폰 광고 무색…LG전자, 단통법에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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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의 'G4'(사진=LG전자)

주가 폭락까지 '내우외환'…최대 수혜기업은 '애플'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전자·애플·LG전자가 상반기 '전략폰'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LG전자의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2일 이동통신업계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해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LG전자는 이날 단말기 지원금(보조금) 상한제 폐지를 강력하게 건의하고 삼성전자와 애플에 쏠린 시장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단통법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축소되면서 올해 4월 출시된 'G4'가 전작 'G3'보다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 중반대, 애플은 20% 초반, 삼성전자는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2분기 G3 초반 인기에 힘입어 30%까지 점유율을 확대했으나, 단통법 시행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애플은 지난해 2분기 5~7%대 점유율에서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출시 후 4분기와 올해 1분기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급기야 업계에서는 단통법 시행 이후 LG폰이 소비자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다. 부천 시내에서 SK텔레콤 대리점을 운영하는 신모씨는 "단통법 이후 판매량 자체가 반토막 났지만 이 가운데서도 갤럭시S6와 아이폰6는 꾸준히 팔린 편이다. 하지만 G4를 찾는 손님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종각 인근 KT 대리점 직원도 "G4에 관심을 갖고 찾아온 일부 손님들은 갤럭시S6와 가격을 비교한 후 결국 갤S6를 구매한다"며 "LG전자 입장에선 보조금 상한제가 아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단통법을 시행하며 이동통신 시장의 공정 경쟁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의 출혈로 이어지고 있다. 보조금이 제한되면서 '같은 값'이면 인지도가 높은 삼성·애플 제품을 사겠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팬택과 LG전자에 돌아갔다.

반대로 애플의 국내 시장 입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6 출시 후 애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30%에 육박한다. 대화면 아이폰에 대한 수요와 단통법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영향으로 업계에선 단통법의 최고 수혜자는 애플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LG전자가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회사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도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최근 LG전자 주가는 2006년 12월(장중 기준) 이후 8년 만에 4만원대까지 떨어졌다. 2008년 북미 휴대폰 시장에서 선전하며 16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7년 만에 4분의1 토막 난 셈이다.

실적전망 또한 불투명하다. 대신증권은 올해 2분기 LG전자 MC사업본부 영업이익을 1020억원에서 560억원으로 460억원 내려 잡았다. 이 외에도 한국투자증권(1150억원→680억원), NH투자증권(950억원→640억원) 등도 예상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상경영을 선포하지 않았을 뿐 LG전자 내부에 위기의식이 퍼져있다"며 "'G3' 성공 이후 G4에 높은 기대를 걸었던 경영진들의 실망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조준호 MC사업본부 사장이 지주사 LG에서 LG전자로 컴백한 후 처음으로 내놓은 전략폰 G4가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더욱 위축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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