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대출 덤핑 2분기 은행 '발목'
中企대출 덤핑 2분기 은행 '발목'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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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역마진 대출... 가계대출 이어 부실 '부메랑'
54兆 총대출액중 숙박, 음식업이 12%... 제조업의 3분의 1



시중 은행들의 1분기 실적이 목표치를 크게 하회한 가운데 2분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부진이 카드사 부실을 포함한 가계 부실, SK글로벌 사태 때문이라면 2분기는 중소기업대출 부실이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은행권 ‘6월 위기설’까지 제기하고 있다.
‘6월 위기설’의 핵심은 지난 해 2분기를 정점으로 시중은행들이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쟁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 것이 부실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
치열한 경쟁으로 대출심사가 형식적이었고 금리도 거의 덤핑에 가까웠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대출액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대출자금의 성격이 비생산적인 것도 문제다. 제조업 및 건설업보다는 과거 여신 금지업종이었던 숙박, 음식업 및 부동산 관련 사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은행권 전체 숙박, 음식업 및 부동산 관련 사업대출 잔액은 6조5천825억원. 이는 지난해 54조8천억원의 총 산업대출액중 12%를 차지한다. 제조업(18조원)의 3분의 1을 넘는 수치다.
숙박, 음식업은 지난해말 1조8천689억원의 대출잔액을 기록, 전년말 대비 260%가량 증가했고 부동산 관련 대출 역시 4조7천135억원을 기록, 전년 1조7천559억원에 비해 268%로 비약적 증가세를 보였다.
개별은행으로 살펴보면, 시중 A은행의 경우 3월말 기준 전체 산업대출 29조원중 약 23%가 숙박, 음식업 및 부동산 임대업에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숙박 음식업에 2조7천억원, 부동산 임대업에 3조9천억원을 대출해 줘 2001년말 10.7%에 비해 배 이상 대출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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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은행 3월말 중소기업 연체율은 지난해말 대비 1%p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은행의 경우도 대기업이나 가계 대출에 비해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3월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5%가 증가한 반면 가계대출은 19.4%가 늘어난 데 그쳤고 대기업 대출은 오히려 13.4%가 줄었다. 이 은행의 올 1분기 중소기업 연체율 역시 전년 대비 0.81%p가 늘었다.

이에 은행들은 위기 관리 차원에서 올해 만기 도래하는 중소기업 대출분에 대해 만기연장보다는 한도 축소나 회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5∼6월 출혈 경쟁했던 중소기업 대출 리파이낸싱(만기연장)에 대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이럴 경우 자금 압박이 심해진 중소기업들이 상당수 부도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은행들의 중소기업 연체율이 작게는 0.3%p에서 1.5%p까지 상승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시장의 한 채권 전문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된 상태에서 은행권의 과도한 수혈에 의지해 시장 퇴출을 모면한 중소기업들이 2분기 들어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은행 대출이 대부분 단기 혹은 금리연동형 상품이라 금융시장 변동에 매우 취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중소기업 자금수요의 상당부분은 설비투자보다 운전자금에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소요자금 용도 가운데 60% 가량이 운전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2002년 말 자료). 현금 흐름 위축에 따른 차입금 증가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증권가를 포함한 금융계에 카드사 위기와 겹쳐진‘6월 대란설’이 조심스럽게 유포되고 있다.
최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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