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판매부진, 현대제철에 불똥 튀나
현대·기아차 판매부진, 현대제철에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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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의존도 높아…M&A로 돌파구 마련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자동차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를 둘러싼 위기론이 제기되면서 계열사인 현대제철에까지 불똥이 튈 조짐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분기 국내외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감소한 118만2834대를, 기아차는 지난해 1분기보다 2.7% 감소한 75만1080대를 각각 판매했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현대차는 지난해 1분기 9.0%에서 올해 1분기 7.6%로, 기아차는 6.2%에서 4.6%로 각각 하락했다.

이처럼 판매부진을 겪으면서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대제철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2013년 현대·기아차 등 현대차 그룹 자동차 계열사와의 거래실적은 1073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조434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의 판매부진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전년대비 25% 증가한 16조329억원, 영업이익은 1조4400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판매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해외 판로 확보가 어려운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철강재 감소는 물론 단가하락으로 인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현재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체들은 철강업체들에게 자동차강판 공급가격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자동차용 강판 납품 가격은 상반기 톤(t)당 8만~9만원, 11월 5만원 등 1년 사이 13만~14만원 내렸다.

특히, 상반기 동결됐던 가격이 하반기 철광석 등 원료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완성차업계의 가격인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공산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경우 해외 자동차업체와 거의 다 거래를 하고 있는 반면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 의존도가 높아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며 "납품 단가가 인하될 경우 수익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현대제철은 최근 M&A를 통해 잇따라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을 합병하면서 쇳물부터 열연·냉연강판으로 이어지는 자동차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한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과 SPP율촌에너지를 연이어 인수하면서 기존 열연, 철근, 형강, 후판에서 특수강과 단조제품까지 거의 모든 강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특히, 내달 1일 현대하이스코와 합병을 마무리하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오던 해외 판로 확보에도 성공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기존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 이상의 외형 성장과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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