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7원 급락 마감…'구로다 효과'에 强달러 급제동
환율, 10.7원 급락 마감…'구로다 효과'에 强달러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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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강달러 문제' 발언으로 달러화 강세가 멈칫한 가운데, 10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엔저로 더 기울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엔·달러 환율이 아시아장 중 달러당 122엔대로 급락했다. 전일 1120원선 반납에도 지지력을 보이면서 오전중 상승 기회를 엿보던 원·달러 환율도 엔화 강세에 연동되면서 급반전해 10.7원 하락해 마감됐다.

최근 급속히 진행된 엔·달러 환율 중심의 달러화 급등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미국 주요 지표와 FOMC 경계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환시 변동성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원 오른 1120.5원에 개장해 오후 1시 15분께 하락반전한 뒤 전날보다 10.7원 내린 1108.2원에 마감했다. 이날 개장시각 124.32엔에 거래됐던 엔·달러 환율은 122.67엔으로 급락했고 외환은행 고시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1분 100엔당 903.1원을 나타냈다.

밤새 발표된 미국의 5월 중소기업 경기낙관지수는 예상치를 상회한 98.3을 기록했으나, 전일 오바마 대통령의 '강달러 문제' 발언 이후 최근 강달러에 대한 차익 실현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달러화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1283달러에 하락(-0.07%)마감됐고, 엔·달러 환율은 124.34엔에 하락(-0.12%) 마감됐다.

이날 서울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1120.5원에서 소폭 상승 출발한 뒤 장 초반 1120원에서 저항을 보이다 소폭 상승해 오전 9시 48분께 1122.5원에서 고점을 찍었다. 오전 중에는 1120원선에서 제한적인 움직임을 지속했다.

오후 들어 구로다 총재가 일본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 "엔화의 종합적인 실질실효환율이 여기까지 온 것으로 보아 더 엔저로 기울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발언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2엔 가량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 역시 오후 1시를 기점으로 급락세를 보이며 1107.2원에서 바닥을 찍은 뒤 1108.2원에서 마감됐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오전 중 외국인의 코스피 선물 순매도와 호주달러화 약세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보였으나 구로다 총재의 발언이 아베노믹스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해석되면서 엔·달러 환율이 급락과 함께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근거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과 일본 양적완화 등으로 엔·달러 환율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인 만큼 상승 속도가 제약될 수밖에 없다"며 "이날 저녁 발표되는 미국의 소매판매와 다음주 FOMC 영향이 밤새 뉴욕 장에서 어떻게 반영될지 주시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오바마 대통령 발언 뒤 달러화 추가 강세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고 일본에서도 추가 엔화 약세가 어렵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급박한 엔·달러 포지션이 다수 청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당국의 스무딩(미세조정) 추정 움직임이 반영돼 엔·달러 환율 하락세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다소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날 원·달러 환율이 다소 지지력을 보인 데에는 11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일부 반영된 만큼 내일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에 따른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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