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자격증까지…부동산 호조에 개업공인중개사 '급증'
장롱 자격증까지…부동산 호조에 개업공인중개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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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 DB

국토부, 수급 조절 방안 논의 시작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올 들어 개업공인중개사가 2000명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주택매매 거래량이 8년 만에 100만건을 넘어섰고 이 같은 증가세가 최근까지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개업공인중개사는 8만8198명으로, 지난해 말(8만6228명)보다 1970명 늘었다.

협회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정부에서도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꺼내들면서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주택거래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개업공인중개사들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나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묵혀둔 이른바 '장롱 자격증' 소지자들이 호재가 있는 신규 지역을 중심으로 개업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매매 거래량은 2006년 108만2453건으로 고점을 기록한 뒤 등락을 거듭하며 2012년에는 73만5414건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100만5173건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2008~2010년 8만3000명 수준을 유지하던 개업공인중개사 수는 2011년 말 8만4158명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8만4000명을 웃돌았다.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13년 8만2214명까지 줄었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시장이 뜨거웠던 세종시에서 공인중개사 개업이 가장 활발했다. 6개월 새 개업공인중개사 수가 571명에서 665명으로 늘었다. 증가율로는 16.46%다. 제주 증가율은 11.19%, 대구는 7.53%로 뒤를 이었다. 제주와 대구 역시 최근 부동산시장이 '폭발'한 곳이란 점을 감안하면 개업공인중개사 숫자 증가가 설득력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최근 공인중개사가 포화상태에 있다고 판단, 공인중개사 수를 줄이기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공인중개사 연수교육, 수습제도 방안, 시험시기 조절 등으로 수급 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이르면 연내 관련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34만여명이 자격증을 갖고 있는데, 이 중 25% 정도만이 현업에서 일하고 있다"며 "25만명이 자격증을 썩히고 있는 것은 이미 공인중개사 시장이 과포화상태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합격자 수 감소는 시험 자체가 조절능력을 보였다기보다는 수험생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개사 수가 급증한 상황인데다 중개보수마저 낮아져 수입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규 자격증에 대한 수급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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