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건설현장, '메르스 공포'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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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건설협회가 지난달 회원들에게 발송한 메르스 감염예방주의 메일 (자료=성재용 기자)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늘어나면서 중동 현지에 회사 임직원을 대거 파견하고 있는 건설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해외건설공사의 70% 이상이 메르스 발병의 근원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 진행되면서 근로자의 건강 문제를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사우디,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카타르 등 중동지역 8개국에 나가 있는 국내 건설업체 직원 수는 총 6972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사우디가 32개 건설업체 총 3912명으로 가장 많다.

대형건설사들은 최근 해외건설현장에 메르스 예방수칙 및 대응지침을 내려 보내고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지 근로자들과 임직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현대건설은 중동 건설 현장과 지사에 메르스 예방수칙과 대응지침을 임직원들에게 전파토록 하고 의심 환자 유무 파악을 지시했다.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건설 현장 인근의 추천 병원 리스트를 만들어 전달하고 의심 환자 발생시에는 즉시 회사에 보고토록 했다.

국내에서 중동지역으로 출장을 갈 때는 메르스에 대한 예방 수칙과 대응 지침을 숙지한 뒤 출장시 마스크를 필히 지참하도록 했다. 출장 복귀 후에는 감염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5일 이내에 체온측정과 문진 등 검사를 받도록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 해외 현장 근로자 가운데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출장금지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지만, 확산 추이 등을 지켜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사람이 많은 지역의 방문을 자제하도록 예방지침을 공지하고 감염자가 발생하면 현지 지정 의료기관을 통해 치료토록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실 2~3년 전부터 중동에서는 메르스가 있었기 때문에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염 예방 지침을 교육해왔다"며 "올해 추가로 모든 해외 현장에 감염 예방 지침을 전달했다"라고 말했다.

해외사업 비중 가운데 중동 지역만 52%에 달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메르스의 위험성과 예방책 등을 전달했다. 전염을 예방하고자 현지 근로자들과 출장자들에게도 주의를 당부했다. 삼성ENG 관계자는 "메르스 예방책과 지침 등을 현재 공유하고 있는 상태이며 아직까지 감염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대림산업도 중동 지역 현장과 사내 인트라넷에 마스크 착용 등의 지침과 대응방법 등을 거듭 공지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사우디에서 메르스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왔던 이슈"라며 "국내에 감염자가 발생한 만큼 예방활동 등에 각별히 주의해달라는 당부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예방수칙과 대응지침을 기반으로 한국인뿐만 아니라 제3국인에 대해서도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나 UAE에 근무한 이력이 있는 제3국인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중동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일 단위로 체온을 측정하고 이상 증후 여부를 면밀히 확인 중이다. 본사 차원에서는 월별로 현장 현황을 취합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 GS건설은 중동 현지 근로자의 건강관리 차원에서 사내 온라인망을 통해 메르스 증후군의 개요와 감염예방수칙을 공유하는 한편, 안전보건팀 주관으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해외건설협회는 최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가입자 2만8000명에게 메르스 감염예방주의 메일을 송부하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협회는 내달 8일 진행하는 하반기 중동 전망 세미나에서 질병관리본부의 협조를 얻어 메르스 예방책 등을 안내하기로 했다.

허경신 협회 실장은 "메르스가 2012년 4월부터 사우디 등 중동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감염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건설사 나름대로 예방 노하우가 있겠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별도의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일 현재 메르스 관련 격리대상자는 750여명이며 2명이 사망하고 3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메르스는 현재까지 명확한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모든 환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중동 지역과 연관돼 있다. 중동에서 체류했거나 낙타시장 또는 농장 방문, 낙타 체험프로그램 참여 등 낙타와의 접촉 사례가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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