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硏 "자산운용업계 수익성 악화…해외진출 절실"
자본硏 "자산운용업계 수익성 악화…해외진출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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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순이익↓…먹거리 전쟁
해외투자펀드 불리한 세제 개선 '시급'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여기에 증권사 은행 등이 자산관리(WM)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향후에는 먹거리 전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앞으로 자산운용업계는 해외시장에서의 고객 확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입니다."

21일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증권학회가 주최한 '자산운용업 해외 진출의 필요성과 방향' 세미나에 참석한 가운데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추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수익 다변화 일환으로 해외진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자본시장연구원이 조사한 자산운용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05년, 2006년, 2007년 영업이익률은 각각 21.4%, 35.2%, 33.5%로 늘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이다가 2008년 금융위기 때 21.1%, 2009년 13.9%, 2012년 9.4%로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운용자산(AUM) 역시 2006년 51.2%로 최고점을 찍다가 2012년 41.6%로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이러한 평균 보수율 하락과 운영비용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익률 저하 문제는 시간 문제"라며 "또 최근에는 증권사와 은행들도 운용업계와 비슷한 자산관리 시장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충분한 AUM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자산운용업계가 해외시장에서 고객을 확보하지 않으면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업계의 해외진출이란 국내 운용회사들이 해외 고객들에게 국내외 등록펀드, 투자일임 등의 자산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대형 연기금이 이러한 해외투자 대행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국민연금기금의 해외투자 위탁운용 중 국내 자산운용사들에게 배분된 금액은 2개사 기준으로 총 5천만 달러에 불과한 상황이다.

또 현재 국내 운용사 대부분은 국내등록 해외투자펀드 운용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해외 현지고객 투자금액은 매우 미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가 해외 현지법인이 운용하는 펀드 중 현지 고객 투자금액은 겨우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김 연구위원은 앞으로 자산운용업계의 해외진출이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기 위해선 해외고객의 신뢰 구축 해외투자 운용성과 축적 해외 자산운용회사와의 합자 및 전략적 제휴, M&A 추구 등 단계적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다만, 이러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해외투자펀드에 불리한 세제를 개선해야하는 정책적인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러한 불리한 세제 때문에 투자여력이 있는 투자자들이 해외투자펀드를 기피하게 된다"며 "국내주식형펀드와 형평성을 고려해 주식 매매차익에 비과세를 적용하거나, 주식 매매차익을 양도소득으로 정의해 분류 과세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 연기금들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해외투자 및 대체투자 등 운용성과 확보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자산군에 대해서는 국회 보고나 감사원 감사주기를 최소 3년으로 연장해야한다”며 "또 공적 연기금 해외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기준에 대해서도 규모나 업력보다 세부영역에서의 전문성, 과거 운용성과 등에 초점을 맞추도록 전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회사 내부적으로도 대주주의 확고한 신념과 의지도 동반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운용사의 해외진출이 단계적으로 접근하려면 최소 5~6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임명직 CEO, 펀드매니저 등이 장기간의 전략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평가 및 인사체계 등에 여유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한윤규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실장은 "업계가 충분한 노하우를 쌓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해외 진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먼저 대형 운용사 위주로 해외진출 하되 중소형 운용사는 국내서 영업 기반부터 충분히 다진 다음에 해외 진출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김미섭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도 "회사가 2003년 국내 자산운용업계 최초로 해외 진출을 했으나 국내서 벤치마킹을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많은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었다"며 "국가별로 구조가 다르고 판매채널도 다르기 때문에, 회사가 어느 정도 기반을 쌓고 나서 바깥으로 나가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김동순 한국증권학회장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세미나(증권사랑방)에는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박사가 발표를 맡았으며, 김미섭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 오윤 한양대 교수, 한윤규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실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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