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s 삼성전자, 중국서 '2人2色' 지략 대결
애플 vs 삼성전자, 중국서 '2人2色' 지략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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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사진=삼성전자·팀 쿡 트위터 캡처)

애플 CEO가 中 소비자 직접 응대   
삼성전자, 중국 정부와 끈끈한 인연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제대로 맞붙었다. 양사의 대결은 '갤럭시'와 '아이폰'의 경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로 이어지는 모바일 결제서비스 시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팀 쿡 CEO, 中 소비자와 직접 소통

애플은 아이폰 인기에 힘입어 중국 모바일결제 서비스 시장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가장 유력한 파트너는 중국 최대 지불서비스인 알리페이가 손꼽힌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12일 외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애플페이를 론칭하기 원하며 알리바바 뿐 아니라 다수의 현지 은행과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중국 금융권 뿐 아니라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서고 있다. 쿡 CEO는 14일 웨이보에 중국 난징, 항저우에 있는 애플스토어 방문기를 올렸다. 쿡 CEO는 "직원들과 스마트워치 '애플워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곳은 아름다운 도시에 있는 아름다운 가게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쿡 CEO의 웨이보 계정은 개설 후 하루 만에 팬(구독자)이 54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쿡 CEO가 올리는 사진과 글 역시 실시간으로 중국 인기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 게재됐다. 
 
중국에서 쿡 CEO의 일정은 일반적인 기업 최고경영자의 행보와 차이점을 보인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일정에 상당 시간을 투자한 것. 애플은 지난 12일 세계자연보호기금(WWF·World Wildlife Fund)과 손잡고 중국에 100만 에이커(약 4047㎢) 규모의 삼림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한 후 쿡 CEO의 애플스토어 및 현지 초등학교 방문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쿡 CEO는 취임 이후 매년 수차례 중국을 방문하는 등 현지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발표한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역시 중국인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했다. 대화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익숙한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화면을 5.5인치로 키웠고, 황금빛 골드 컬러 케이스를 채용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시장조사기관 IDC 조사결과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분기 145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 시장에서 14.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은 9880만대였다.

전체 아이폰 판매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미국을 넘어섰다. 지난해 2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만 매출 168억달러(약 18조5000억원)를 벌어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늘어난 수준이다. 애플은 현재 중국에서 운영 중인 애플스토어 22개를 내년까지 4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금융 챙기기'

이재용 부회장의 최근 중국 행보는 '금융'에 초점이 맞춰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7월 자체 모바일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한국과 미국에서 출시한다. 중국은 1차 서비스 국가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삼성페이의 현지화 작업은 활발히 진행돼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수원사업장 인근에서 중국 최대 카드사인 유니온페이의 거화용 사장과 만나 삼성페이 제휴를 논의했다. 유니온페이는 중국에서 약 4000만대의 결제기기를 갖췄으며 마윈 회장의 알리페이의 최대 경쟁기업이다. 삼성페이의 현지화를 위한 기반 닦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금융권 핵심 인사들과 이 부회장의 교류 속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중국 보아오포럼 직전 베이징에서 중국 최대 국영기업 시틱(CITIC·中信)그룹 창쩐밍 동사장을 만나 증권을 비롯한 금융 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했다. 오는 28일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 최고경영자 라운드 테이블' 기간에 장젠칭 중국 공상은행 동사장(회장)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삼성페이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삼성페이는 스마트폰 갤럭시S6에 탑재된 기능을 통해 한 번의 터치만으로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는 모바일 결제시스템이다. 미래의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는다면 스마트폰 제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모바일결제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 판매까지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9880만대로 전년 동기(1억320만대) 대비 약 4% 감소했다. 중국인 10명 중 9명이 휴대폰을 보유하면서 새 제품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제품의 성능 외에도 고객을 끌어당길 서비스 구축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한 셈이다.

다만 중국에서 삼성과 애플의 대결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최근 중국에 친환경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것 역시 현지 정부에게 손을 내민 것"이라며  "삼성이 중국정부와 쌓아온 신뢰 관계가 삼성페이 현지화에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지 지켜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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