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해태 vs 롯데, 히트상품에 대처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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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지난해 해태제과에서 출시한 '허니버터칩'은 최근 제과업계에서 이례적으로 품귀현상을 빚은 히트제품이다.

현재까지도 이 과자를 먹어보지 못한 소비자들도 왕왕 있다. 뿐만 아니라 외식·유통업계 전반에 '허니 열풍'을 몰고 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제과업계에서는 오랜만에 탄생한 히트제품으로 해태제과 뿐만 아니라 경쟁사들의 반사이익 효과도 쏠쏠한 상황이다.

업종은 다르지만 최근 '주류업계 허니버터칩'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역시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는 신제품이 있다. 지난 3월 초 롯데주류에서 선보인 칵테일 소주 '처음처럼 순하리'다. 알코올 도수 14도로 천연 유자 농축액과 유자향을 첨가한 저도주 제품이다. 현재 출시 한 달 만에 130만병이 팔렸다.

눈길을 끄는 것은 히트제품을 양산한 두 회사의 대조적 행보다. 장기간 품귀현상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생산공장 증설에 나선 해태제과와 달리 롯데주류 측은 이달 중순부터 물량 증산에 즉각 나선다는 방침이다.

8일 롯데주류에 따르면 '처음처럼'과 함께 강릉공장 1곳에서만 생산하던 '처음처럼 순하리' 물량을 군산공장에서도 생산하기로 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주력제품인 처음처럼과 처음처럼 순하리가 같은 생산라인을 이용하다보니 순하리를 생산하면 처음처럼 생산비율이 기존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스케줄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다음주 정도면 지난달 중순보다는 수급에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과 경상남도 지역을 주축으로 확산된 '순하리 열풍'은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입고되는 즉시 팔려나가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틀에 한 번씩 5~10박스(1박스=20병) 가량 입고되는데 들어오는 족족 없어진다"며 "지점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부여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편의점 CU 관계자도 "이틀에 한 번 1박스(20병)씩 밖에 입고가 안되는데 그것도 현재는 정상적으로 물류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롯데주류가 이처럼 발빠른 대응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으로 히트제품을 내놓은 해태제과는 품귀현상을 빚은지 3개월여 만에 생산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이미 경쟁사들의 미투(me too)제품 출시로 원조인 허니버터칩이 스낵시장 순위에서도 밀린 뒤였다.

공교롭게도 허니버터칩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농심이다. 농심은 허니버터칩과 유사한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를 내놓으며 올 1분기 스낵시장 전체 1위자리를 차지하며 해태에 역전승을 거뒀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태측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공장 증설을 해도 품귀현상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란 다소 황당한 답변도 내놨다. 덕분에 식품업계에서는 허니버터칩 품귀로 경쟁사들의 함박웃음이 이어졌다.

물론 식품업계에서도 해태 측의 이같은 소극적 대응에 대해 일면 수긍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생산 증설 효과가 기대에 못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증설 계획 확정이 다소 늦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재 쪽이 증설하는 데 시간이 오래걸리고 설비 만들고 가동하고 하는 공정들이 단기간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과거 '꼬꼬면'의 전철을 밟을 수 있지 않을까 노심초사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자류 제품보다는 소주 제품은 증산이 좀 더 수월했기 때문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현재 같은 라인에서 생산하는 만큼 처음처럼이 들어가는 병에 순하리를 넣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태제과는 강원도 원주시 문막공장 인근에 새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내년 2~3월 가동을 목표로 75억원 어치의 허니버터칩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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