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부동산으로…'머니무브' 본격화 조짐
은행에서 부동산으로…'머니무브' 본격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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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에서 분양 중인 한 견본주택.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수익형 부동산으로 뭉칫돈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1%대 초저금리 기조에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1.75%로 떨어진 뒤 은행 예·적금에서 주식, 부동산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 무브(Money Move)' 현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21조2154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이 20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2년 2월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증권사에 맡겨둔 돈으로, 언제든 증시로 돈이 몰릴 수 있음을 뜻한다. 실제 국내 증시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2분기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한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6조원에서 4개월 동안 약 70%가 증가한 것이다.

부동산시장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아파트 분양시장은 물론, 상가·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에 목돈을 넣는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수익형 부동산의 평균 임대수익률(5.7%)이 은행 평균 예금금리(1.7~1.8%)보다 약 3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을 나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으로 옮겨가는 '머니무브'가 본격화된 것이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은행권을 탈출한 노후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대거 유입되는 형국"이라며 "노후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더 이상 은행만 믿고 맡겨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갈 곳을 잃은' 뭉칫돈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으로 몰리는 것은 분양열기만 봐도 알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입지가 좋은 수익형 상가로, 3.3㎡당 평균 2350만원에 분양된 GS건설의 '공덕 파크 자이' 상가가 최고 2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개 청약을 마감한 결과 57개 매장 모집에 평균 68대 1의 경쟁률로 100% 분양을 마쳤다.

또한 직접 거주하고 임대수익도 올릴 수 있는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에도 예외 없이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강원 원주기업도시의 경우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85필지에 8만9000여명이 응찰해 평균 10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최근 경기 의정부시 민락2지구에서 선보인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는 최고 1352대 1, 평균 307대 1의 경쟁률로 완판됐다.

소액투자처로 인기가 높은 오피스텔 역시 지난 2월 광교신도시에서 분양된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이 최고 800대 1이라는 유례없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된 바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오피스, 상가 등은 5~6%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주택 거래가 급등하면서 아파트 투자 수익률은 지난해 3%대에서 2%대로 추락했다"며 "주식 등 고위험 투자 상품에 저항이 큰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들이 아파트보다 수익률이 높은 오피스나 상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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