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츄럴엔도텍 '백수오 사태' 파장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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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우려 '고개'…코스닥 후폭풍 지속될 듯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의혹이 결국 사실로 드러나면서 코스닥시장이 다시한번 크게 출렁였다. 특히 금융당국까지 나서 관련 조사에 착수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장 폐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 "불공정거래 드러나면 상폐 사유"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츄럴엔도텍이 보관 중인 백수오 원료를 수거 검사한 결과, 가짜 백수오 원료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2일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21개 식품 중 이미 회수·폐기된 8개 제품을 제외한 13개 제품을 수거 검사한 결과, 13개 제품 모두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금융당국은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임직원의 선행 매매 등 불공정 주식 거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고강도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을 주축으로 금융감독원 특별조사팀,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와 함께 내츄럴엔도텍 사건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내츄럴엔도텍 임원들은 가짜 백수오 논란이 불거진 지난 22일 전후 보유 지분을 팔아 수십억원가량의 차익을 남겨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실제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내츄럴엔도텍 영업본부장은 지난 3월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총 7역여원 규모의 자사주 1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날(3월26일)은 한국소비자원이 경기도 이천 내츄럴엔도텍 공장에서 원료를 거둬들여 간 날이다.

다만 상장폐지를 논하기는 이르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통상 상장폐지 결정은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담당하는데 영업중단이나 생산중단 같은 사유가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거래소 관계자는 "임직원의 불공정 거래 의혹이 배임과 연결되고 검찰이 관련 내용으로 기소한다면 상폐 사유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제 2의 '플래닛82'?"코스닥 신뢰추락"

이번 사태는 코스닥 시장에 또 한번의 충격파를 주고 있다. 과거 코스닥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던 '플래닛82, 네오세미테크, CNK인터, 루보' 등의 사태와 견주는 시각까지 나온다.

한때 나노 테마주였던 '플래닛 82'는 세계 최초로 나노이미지센서칩(SMPD)을 개발했다며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지난 2004년 당시 165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기술 시연회 직후 4만6950원까지 치솟았으며, 코스닥 200위였던 시가총액도 1조원을 넘어 한때 아시아나항공을 제치고 코스닥시장 4위에 자리하기도 했다.

이 회사 윤상조 대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초고감도 나노이미지 센서 개발, 2005년 분기별 매출 전망 총 218억원'이라는 허위 사실을 공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플래닛82의 기술이 조작극이라는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온 후, 이 회사는 상장폐지 됐다.

태양광업체이자 코스닥의 황제주로 군림하던 네오세미테크도 유사한 사례다. 네오세미테크는 태양광 테마의 대장주로 평가받으며 시가총액이 한때 6600억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경영진의 횡령ㆍ배임 혐의 이외 분식회계를 통해 실적을 부풀린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결국 상장폐지 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내츄럴엔도텍이 당장 상장폐지는 면하더라도 코스닥시장의 신뢰 기반을 흔들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이 회사가 속해 있는 바이오·헬스케어 종목군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이날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전날 기준 헬스케어펀드인 '동부바이오헬스케어 1[주식]ClassA'와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 1(주식)종류F'는 최근 1주일 수익률이 각각 -4.04%, -4.90%로 돌아섰다. 또 내츄럴엔도텍을 담은 펀드 37개 가운데 편입 비중이 5.81%로 가장 높았던 '동부바이오헬스케어1[주식]ClassA'는 지난 22일 이후 수익률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짜 백수오 사건이 사실로 결론나면서 증권가에 주는 충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내츄럴엔도텍이 최근 코스닥 시장의 상승을 이끌었던 바이오주의 대표 종목이라는 점에서 코스닥 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감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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