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터쇼의 숨은 주역 '혼다 큐레이터'를 만나다
[인터뷰] 모터쇼의 숨은 주역 '혼다 큐레이터'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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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2015 서울모터쇼' 혼다 전시 부스에서 큐레이터 이한나씨가 파일럿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송윤주기자)

혼다코리아 이한나 큐레이터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흔히 모터쇼하면 떠오르는 것은 화려한 스포츠카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늘씬한 레이싱 모델들이다. 미모의 여자 모델은 자동차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하지만 간혹 노출이 심한 의상으로 어린 자녀와 동반한 관람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차보다 모델이 주목받는 역효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 2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 중인 '2015 서울모터쇼'에는 혼다 전시 부스가 독특한 제도로 찬사를 받고 있다. 차량 옆에서 관람객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여성 큐레이터 때문이다. 빨간색 자켓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큐레이터들은 총 6대의 전시 차량에 각각 배치돼 전문가 못지 않은 정보력으로 관람객과 직접 소통한다.

큐레이터 제도는 모터쇼 관람객에게 보다 쉬운 차량 설명을 지원하기 위해 혼다코리아가 지난 2013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국내에 도입한 제도다. 첫 도입 시기부터 화제가 돼 올해는 더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30:1을 넘어섰다. 혼다코리아는 심층 면접을 통해 최종 13명을 선발한 후 혼다 브랜드와 차량에 대한 집중 교육, 시승 프로그램 등을 통해 큐레이터로서 활동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경험을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파일럿을 담당하고 있는 이한나(26)씨는 지난 2013년 혼다코리아의 큐레이터 공고를 보고 지원을 결심했다. 개인적으로는 쇼호스트 지망생이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상품을 소개하는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한나씨는 "혼다 큐레이터에 지원하기 전에 기사나 블로그를 찾아보니 호평이 많았는데, 기존에는 차에 대한 더 알고 싶어도 모델만 서 있으니까 정작 알고 싶은 정보를 못 얻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곳 큐레이터들에게 정보를 얻고 크게 만족한 관람객들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독특한 것은 이씨가 아직 운전 면허를 취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운전 경험이 없는데 자동차 큐레이터로 일하는 것이 어렵지 않냐고 묻자 "오히려 반대로 운전을 안하는 입장이다 보니 더 쉽게 차에 대해 다가갈 수 있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자동차 분야에서 쓰이는 어휘들이 워낙 어렵다 보니 보다 쉽게 해석하고 전달하려고 쉬운 단어로 바꿔 쓰면서 프레젠테이션을 꾸렸다"고 말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이씨에게 파일럿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자 한 마디로 "'부드러운 상남자' 같은 차"라고 답했다. 이씨는 "겉 모습은 클래식한 디자인을 갖고 있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섬세한 배려들이 느껴진다"며 "콘솔박스와 컵홀 더 등 수납공간이 넉넉해 소지품이 많은 가족 단위의 운전자나 여성들에게 적합해 반전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혼다 큐레이터는 담당 차량 옆에서 관람객에게 설명을 하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하루에 3번 공개 프레젠테이션인 '큐레이터 라인업 쇼'를 진행한다. 큐레이터가 담당 차량을 5분여간 설명하는 모습이 부스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으로 생방송되며 혼다코리아 유투브 채널과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 큐레이터들은 교육 과정에서 담당 차량의 자료를 받아 스스로 멘트 하나부터 카메라 동선까지 직접 고민해 방송에 담기 때문에 차량에 대해 보다 능동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씨는 "매번 방송을 할 때마다 어떻게 하면 더 차량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할까 고민한다"며 "다른 큐레이터들도 대기실에서 끊임없이 멘트와 래퍼토리를 바꾸고 더 좋은게 없을까 연구한다"고 말했다.

신범준 혼다코리아 홍보팀장은 "처음에는 미술관에 있는 큐레이터를 모터쇼장에서 만나니 생소해 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어서 인지도도 올라가고 다른 브랜드에서도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는 추세"라며 "연결성이 좋은 인터넷으로 영상을 내보내니 모터쇼를 찾은 관람객 뿐 아니라 잠재 고객을 유치하는 데도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춘 큐레이터의 활약으로 이번 모터쇼장에서 딜러와 차량을 계약한 경우만 해도 7건이 넘는다.

혼다코리아는 국내 모터쇼에서 큐레이터 제도를 정착시키고, 본사와 상의해 향후 해외에서 열리는 모터쇼 혼다 전시관에서도 큐레이터와 같은 차량 설명 전문 인력을 도입하는 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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