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갤럭시S6, 결전(決戰)의 날
[기자수첩] 갤럭시S6, 결전(決戰)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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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중간고사에서 98점, 100점만 맞던 아들이 어느날 89점이 적힌 성적표를 들고 왔다. 전교 석차도 1등에서 2등으로 내려앉았다. 부모는 아들의 점수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개별 과목의 과외 선생님도 바꿨다. 일단 모의고사 결과,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드디어 결전의 날, 아들은 부모의 기대를 안고 시험장에 들어섰다.

삼성전자의 최대 기대작,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10일 글로벌 20개국에서 출시됐다. 이 제품의 프로젝트 이름은 '제로(ZERO·0)'다. 지난 4년간 갤럭시 시리즈가 보여줬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신종균 IM(IT&모바일)사업본부 사장은 전날 서울 공개행사에서 '진정성 있는 혁신'이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그만큼 모든 것을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함이 깃들어 있다.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의 상반기 매출 역시 갤럭시S6의 성패에 달렸다. 삼성SDS의 물류 시스템 관련 매출까지 갤럭시S6 영향권이다.

삼성을 근거리에서 지켜보는 기자가 느끼기에도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의 성공을 향한 절박감은 상상 그 이상이다. 최근 한 달 동안 만난 삼성 사람들은 "갤럭시S6 마저 안 되면 어떻게 하죠? 그땐 정말 위기라고 봐야하겠죠"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다행히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의 초반 분위기는 우호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치까지 상향 조정했다. 특히 갤럭시S6 엣지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제조 공정이 까다로운 갤럭시S6 엣지의 물량을 제대로 맞추기 위해 공장을 풀가동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신종균 사장 역시 "공급량을 하루빨리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공급에 애로사항이 있다"고 토로했다.

갤럭시S6의 초반 기세에 미국과 중국 일부 매체들의 견제도 이어졌다. 제품 출시를 앞두고 외신들은 갤럭시S6 엣지의 밴드게이트(Bendgate, 힘을 주면 휘어진다는 지적) 논란을 줄지어 보도했다. 한 중국 현지매체는 베이징에서 열린 제품 공개행사 때 삼성전자가 '가짜팬'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고 보도했다가 회사 측이 항의하자 슬그머니 기사를 삭제했다. 한국기업인 삼성전자를 현지 매체들이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뒤따른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그간의 '혁신'을 평가받는 대장정에 돌입한다. 1차 출시국가는 한국과 미국, 중국을 포함한 20개국이다. 삼성전자가 절치부심(切齒腐心) 끝에 내놓은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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