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섬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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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국민은행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멋지고 신바람 나는 KB로 바뀌어 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섬기도록 하겠습니다."

취임 5개월째에 접어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겸 KB국민은행장)이 최근 KB국민은행 조회사를 통해 직원들에게 밝힌 각오다. 한 거대 금융그룹 수장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단어치고는 '섬긴다'는 표현이 다소 과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하지만 윤 회장의 이 표현이 단순한 수사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그의 행보 때문이다.

윤 회장은 올 들어 영업점 일선에서 뛰는 직원들과의 공식적인 대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례적으로 KB국민은행 임금피크제 회원들을 직접 만나 고충을 듣기도 했다. 사전에 정해진 스케줄이 아니더라도 시간이 비면 직원들이 모인 자리를 방문해 격려하는 것은 윤 회장의 특기다.

지난 2월 일산을 지나던 중 갑작스럽게 행로를 변경해 KB일산연수원을 찾은 일화가 대표적이다. 사전 예고된 공식 행사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윤 회장은 연수 중인 직원들과 몇시간에 걸쳐 대화하며 시간을 보냈다. 최근 은행권의 뜨거운 감자인 '안심전환대출' 판매 개시 첫날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을 깜짝 방문해 격려한 것도 비슷한 사례다.

이같은 윤 회장의 소통 행보는 회사 차원에서 외부에 알리기도 전에 직원들 사이에서 미리 소문이 나곤 한다는 게 KB국민은행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난 몇년간 CEO로 인해 숱한 내홍을 겪었던 직원들 사이에서는 "직원들의 주인의식과 자부심을 높여주겠다"는 윤 회장의 약속에 기대를 거는 듯한 분위기다.

최근 주주총회를 진행하던 윤 회장의 모습도 그의 '부드러운 리더십'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수십여명의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배구조 개선안'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특히 김상조 한성대 교수, 손경욱 KB금융 우리사주조합 조합장 등이 미해결로 남은 지배구조 과제에 대해 지적하면서 적잖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에 주총장은 "빨리 좀 끝내라", "몇주나 갖고 있는데 (길게 발언하냐)"는 적나라한 원성으로 시끄러워졌지만, 윤 회장은 "KB금융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 고민한 끝에 충정에서 나온 질문들"이라며 장내를 진정시키고 모든 질문을 끝까지 들었다. 다소 어려운 질문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하지 않고 답변한 뒤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마무리했다.

한편, 윤 회장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경영 현안으로 꼽혔던 LIG손해보험 인수도 마무리 수순만을 남겨두고 있다. 최종 매각가를 둘러싸고 LIG 측과 이견이 생기면서 최종 인수가 늦어졌지만, 지난달 매각가를 당초 합의했던 것보다 낮은 6450억원으로 조정했다.

LIG손보 인수건은 양측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지만, 지난달 윤 회장이 LIG손보 사옥을 직접 찾아 구자원 LIG그룹 회장과 회동한 이후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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