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상장은 채권단에 ‘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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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 교보생명 상장 직후 지분 처리 계획


증권선물거래소가 지난 13일 생명보험사 상장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생보사 상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교보 및 삼성생명의 지분을 보유한 금융기관들이 환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가 마련한 생보사 상장안이 예정대로 발표되면 생보사의 상장은 내년 상반기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 생보사가 상장될 경우 상당한 수혜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는 생보사 상장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교보생명이 상장되면 빠른 시간 내에 지분을 매각, 공적자금을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캠코의 한 관계자는 “공적자금의 회수가 빨라질 수 있기 때문에 교보생명의 상장에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며 “그러나 상장을 요구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기 때문에 상장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캠코는 정부 당국에서 생보사 상장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기대 이상으로 생보사 상장이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조만간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지분 매각 방법에 대한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캠코는 공모가에 구주를 계산해 매각하는 방법, 상장 직후 시가로 시장에 매각하는 방법, 시가와 별도로 교보생명에 대한 가치 평가를 통해 매각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캠코의 관계자는 “솔직히 가격이 얼마냐 보다는 빠른 회수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따라서 상장 직후 지분을 처리하겠다는 계획만 갖고 있을 뿐 어떤 방식으로 매각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캠코가 보유한 교보생명의 지분은 41.48%. 이 중 대부분은 대우그룹이 갖고 있던 지분. 대우그룹은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금융권 차입을 위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35%)을 담보로 맡겼으며 채권은행에서는 다시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이를 캠코에 담보로 맡겼다. 

증권업계에서는 캠코가 교보생명의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직접 시장을 통해 정리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 직접 내놓을 경우 교보생명 주가에 대한 가격왜곡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 따라서 증권업계는 캠코가 공적자금 회수액을 높이기 위해 공개매각을 통해 지분을 정리하는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다시 한번 시장에서는 교보생명의 M&A 설이 불거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는 또 생보사의 상장으로 인해 우리은행 등 은행권도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7년 외환위기 당시 삼성자동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조4,000억원의 긴급 수혈을 받는 조건으로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채권은행에 제공했다.
현재 우리은행이 49만6000주를 보유하고 있는 등 총 11개 금융기관이 삼성생명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 금융기관은 삼성생명 지분 매각을 통해 삼성자동차에 대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4년 대한생명을 인수한 한화그룹도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한생명 지분 34%를 갖고 있는 한화는 내년 12월까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지분 49% 중 16%를 주당 2,275원에 살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

예보는 헐값 매각 논란에 휩쌓이면서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계약을 무효화하겠다고 소송에 나섰지만 최근 대법원에서 패한 바 있다. 이에 한화는 예보를 상대로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현재 시장에서 대한생명의 기업가치는 5,000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상장 후에는 이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한생명이 상장되면 한화는 상당한 수익을 얻게 될 것이며 반면 예보는 헐값 매각 시비로 또 다시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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