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애플의 첫 웨어러블기기 '애플워치'의 모든 기능이 공개됐다. 업계의 추측이 대부분 맞아떨어지면서 놀라울 만한 혁신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중론을 이루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제품 이벤트'에서 애플워치에 대해 '지금까지 소개된 제품 중 가장 고도화된 시계'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짧은 배터리 사용 시간과 비싼 가격 등 단점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공개된 애플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는 △애플TV 가격인하 △애플페이 서비스 확대 △새로운 맥북 2종 △헬스킷과 리서치킷 △애플워치 세부기능 △iOS 8.2 등이다.
◇ 대부분 기능 '루머 적중'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단연 애플워치였다. 애플워치는 다음 달 출시를 앞둔 만큼 새로운 기능을 대거 공개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쿡 CEO는 애플워치를 직접 손목에 착용하고 모바일결제 '애플페이'를 포함, 음악재생, 소셜네트워크(SNS) 알림, 음성통화, 심장박동 측정, 헬스 기능 등을 활용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애플워치를 통해 간단한 그림을 그린 후 전송하거나, 자신의 심장박동수를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등 감성적인 기능도 대거 포함됐다.
다만 이러한 기능 대부분은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공개해온 스마트워치에 탑재돼있다. 오히려 삼성전자의 '기어S'는 3G 통신망을 이용, 자체통화까지 가능하다. 애플이 강조한 심장박동 측정은 지난해 출시된 스마트워치들도 대부분 탑재하고 있는 기능이다.
배터리 성능 등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움을 남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하루에 18시간 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애플워치를 사용해야 하는 특별한 기능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충전은 자석형태의 충전기를 제품 뒷면에 부착하면 간편하게 끝낼 수 있다. 자석 충전기는 지난해 LG전자가 공개한 'G워치R'과 같은 방식이다.
◇1000만원 넘는 '골드' 애플워치
이 제품은 지난해 9월 행사에서 발표됐던대로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애플워치 스포츠 컬렉션',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애플워치 컬렉션', 18캐럿 금으로 만들어진 '애플워치 에디션 컬렉션' 등 3종류로 출시된다. 3개의 컬렉션 제품 모두 38㎜와 42㎜ 두가지 크기로 출시된다.
애플워치 스포츠 콜렉션은 38mm 모델이 349 달러, 42mm 모델이 399 달러다. 스포츠콜렉션은 야외활동을 강조한 우레탄 시계줄이 제공된다.
일반형 제품인 애플워치 콜렉션은 시계 띠의 종류에 따라 38mm 모델은 549∼1049 달러, 42mm 모델은 599∼1099 달러다. 시계줄은 가죽은 물론 금속재질 등 다양한 디자인이 제공된다. 애플은 향후 패션계와 손잡고 보다 다양한 디자인의 시계줄을 선보일 예정이다.
18K 금으로 만들어진 애플워치 에디션 컬렉션은 가격이 1만 달러(한화 1000만원 상당)에 달한다. 이 제품은 전자제품이나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아니라 고급 장신구·보석류 시장에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역시 고급 패션의류 회사 등과 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페이·리서치킷…서비스 확대
애플은 이날 모바일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와 건강관리 앱에 의료연구 기능을 더한 '리서치킷'을 함께 공개했다. 두 서비스 모두 애플워치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쿡 CEO는 "애플페이는 우리가 물건을 살 때 지불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고 자평했다. 애플페이의 결제방식을 지원하는 은행은 6개에서 2500개로 늘어났고, 북미 지역의 7000여개 소매점에서도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코카콜라 자판기에서도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쿡 CEO는 "코카콜라는 미국 전역에 자판기 4000개를 보유하고 있다"며 "자판기 앞에서 1달러를 꺼내던 사람들에게 희소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카콜라 자판기에 애플워치나 '아이폰'을 가져다 대면 결제되는 시스템을 보급한다는 설명인 셈이다.
애플은 애플페이 외에도 의료연구를 위한 새로운 자료조사 방식을 제안했다. 쿡 CEO는 "헬스 기능이 우리 생활을 가장 많이 바꿀 것"이라며 "사용자의 신체상태를 정확하고 빠르게 수집해 활용한다면 의학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서치킷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질병은 △파킨슨병 △당뇨 △천식 △유방암 등이다. 애플은 보다 다양한 질병으로 향후 리서치킷의 활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개인정보 수집 문제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쿡 CEO는 "당신은 공유할 정보를 선택할 수 있다"며 "애플은 개인의 의료기록과 건강상태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애플워치는 다음달 10일부터 전시·예약에 들어간 후 24일부터 미국과 중국, 일본 등 9개국에서 출시된다. 1차 출시국가는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영국 △미국이다. 한국은 1차 출시국가에서 제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