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보고서가 달라졌다?…'목표가 하향' 증가
증권사 보고서가 달라졌다?…'목표가 하향'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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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별 '차별화' 행보…중소형사 충원 움직임

[서울파이낸스 고은빛 김소윤 기자] 그동안 '장밋빛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증권사 보고서들이 올들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외 경제 및 업황 불확실성을 이유로 목표가 하향조정 의견이 늘고 있는 것. 특히 일부 중소형사는 산업 전반을 다룬 리포트를 내는 한편, 리서치센터 인원을 충원해 보고서의 양과 질을 높이려는 노력에도 나서고 있다.
 
◆ 목표가 하향 보고서, 전년比 50건 증가

▲ 국내 증권사들의 지난 1~2월 목표주가 조정 추이. (자료=에프앤가이드, 정리=고은빛 기자)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연초부터 지난 2월말까지 목표주가를 총 798번 하향조정 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0건 가량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목표주가 상향 조정은 613건으로 하향 조정 건수보다 적었다.

국내 증권사의 '매도' 의견 보고서의 경우 연간 1%에도 못미친다는 점에서 증권사의 목표가 하향은 사실상의 '매도' 의견에 가깝다.

일단 목표가 하향 의견은 주로 대형사가 많았다. 삼성증권이 63건으로 목표주가를 가장 많이 조정했으며 이어 신한금융투자(60건), 미래에셋증권(56건)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대형사 중에서도 KDB대우증권과 유안타증권, 대신증권은 모두 32건씩 하향 의견을 제시해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20건으로 중소형사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부 중소형사는 목표가 하향 건수가 대형사를 넘어섰다. 특히 HMC투자증권이 4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KTB투자증권(34건), SK증권(31건)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증권사들은 목표가 하향 건수가 많아진 것은 실적 불확실성에 기인한 것일 뿐, 구조적인 변화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전망에 따라 목표주가를 내린 것이지 리서치 분야에서의 근본적인 변화는 아니다"라며 "중소형사의 경우 애널리스트들 이직이 잦아 보고서 수 자체가 적고 상대적으로 대형사가 커버하는 섹터가 더 많은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 리서치센터 내부 변화 '눈길'

이같은 변화 외에도 최근 독특한 리포트를 통해 양과 질을 개선하려는 증권사들도 늘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 송치호 연구원은 '프로젝트 인사동-28억명의 지갑이 열린다', '돈 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외식이야기' 등의 보고서로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과거 요리사였던 만큼 요식업계를 심도있게 분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같은 증권사 윤지호 센터장은 "해당 보고서는 단순히 종목에 국한하지 않고 산업 전반에 대한 다각적 분석이 강점"이라며 "다른 연구원들도 이런 방향으로 보고서를 낼 예정이며 밸류에이션 중심으로 한 장기투자용 보고서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구조조정 움직임과 반대로 리서치센터 충원을 통해 양적인 측면을 보강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센터 내 담당 섹터가 사라지는 경우가 잇따랐다.

최근 이트레이드증권이 스몰캡 연구원 3명을 충원했으며, 다른 중소형 증권사도 그간 담당자가 없었던 섹터를 확충해 소폭의 인력 충원을 검토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 증권사에서 담당자가 없던 금융 섹터를 새로 신설해 인력을 충원한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돌면서 미리 지원서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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