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없이 맞는 노후 불안 
준비 없이 맞는 노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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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 3명 중 1명은 노후 준비를 못한 채 노년을 맞는다는 최근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나마 이 조사는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의 장기보험을 하나 이상 든 이들을 대상으로 벌인 것이어서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했을 때는 더 많은 이들이 노후 준비를 미처 하지 못한 상태로 노년을 맞고 있을 것이다.
 
주변을 둘러봐도 충분히 노후 준비를 했다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고 이들 대부분이 노후를 자녀들에게 의탁하겠다거나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이는 공적 부조가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 우리 사회에서 앞으로 심각한 노인문제 발생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판단이 결코 성급한 것은 아니다.
 
70~80대 노인들의 경우 그나마 자녀들에게 크게 의존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은 대개 부동산이 보루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 점포 부동산 등의 임대소득을 얻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개는 거주 주택 외에 소형 아파트 등을 추가 보유해 임대소득을 얻다 여의치 못하면 팔아서 쓴다. 그러나 그것도 바닥나면 거주 주택을 점차 줄여나간다. 도심 가까이의 고가 아파트가 변두리의 중형 아파트로, 다시 소형 아파트로 가다가 수도권 아파트로 옮겨가는 방식으로 집을 줄여가며 생활비를 충당하는 노인 가구들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물론 이만만 해도 우리 사회의 중산층들 얘기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인플레이션 시대를 헤치며 살아온 세대의 지혜가 읽힌다.
 
그런데 이제는 부동산도 과거와 같이 안전한 노후대책이 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금 열심히 짓고 있는 아파트들이 앞으로 인구 감소시대가 도래한다면 재산 가치를 제대로 보전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고 열을 올려야 할 만큼 부동산 가격 거품이 적잖지만 10년만 지나도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일이 거의 불가능한 단계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는 재테크 전문가들도 있다고 한다.
 
그럴  경우 현재의 50대들은 무엇으로 노년에 대비할 수 있을까.
 
국민연금은 그 광고문구에서부터 솔직히 인정한다. “충분하지는 않지만…”이라고. 이제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노후 대책으로는 불안하다는 얘기고 그렇다고 주식 직접투자가 재산 가치를 안전하게 보전해야 할 노후 대책이 되기도 힘들다.
 
노후연금보험 같은 금융상품을 얘기하지만 장기간 적잖은 액수를 일정하게 꾸준히 저축해야 하는 상품들은 고용의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 시대에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 때문에 망설여진다. 실제로 그런 저축성 장기보험이 IMF 사태 이후 몇 년 사이에 대량 해지되고 그로 인해 원금 손실을 경험한 사람들의 보험 기피증도 커졌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 경험이 상품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쉽사리 가입하기를 주저하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노후 준비의 필요를 강하게 느끼는 40대 쯤이면 직장에서의 자리 보전에 위기감도 커지기에 더욱 그렇다.
 
이런 세대들을 위한 재테크 수단이 충분치 못해 보인다. 과거와는 다른 투자가 필요해 보이고 금융기관들도 그에 맞추기 위해 이러 저러한 상품들을 출시는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 딱 맞춤한 상품이 나온 것 같지 않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노후대책 부동산에까지 타격을 줘 원성을 사고 있지만 이들 세대를 끌어안을 상품도 아직은 활성화되질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닥쳐올 노후가 불안하기만 하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두루 두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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