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7단 DCT로 재무장…'존재감' 드러낸 현대차 뉴 i40
[시승기]7단 DCT로 재무장…'존재감' 드러낸 현대차 뉴 i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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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윤주기자)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현대차의 i40는 줄곧 "차는 좋은데 안 팔린다"는 말을 듣던 비운의 주인공이었다. 실제로 현대차의 주력 모델인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가 꾸준히 월 판매 5000대를 넘기는 사이, i40는 지난해 한 달 평균 300대도 채 팔리지 않았다. 유럽에서는 연 판매 2만5000대를 돌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가솔린 세단 중심의 국내 시장에서 왜건 스타일 차량은 소비자에게 생소했을 뿐더러 국산 디젤차에 대한 시장의 검증도 채 이뤄지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에서도 그랜저 디젤 등 국산 디젤 심장을 얹은 세단이 반향을 일으키면서 점차 그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현대차 i40 디젤 세단 모델을 체험했다. 코스는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강원도 춘천 로드힐스CC까지 거리는 왕복 약 140km로, 절반은 앞뒤 좌석에서 동승을 하고 나머지 절반은 직접 몰아봤다.

기존 모델에서 부분변경된 신형 i40는 세단과 왜건 두 모델에 유로 6 법규 기준을 충족시킨 신규 1.7 e-VGT 디젤 엔진을 적용하고, 자체 개발한 7단 더블클러치트랜스미션(DCT)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다소 어중간 했던 연비는 기존 모델보다 10.6%가량 개선돼 복합 연비 기준 16.7km/ℓ(1등급)까지 올라갔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이날 시승에서 기자는 엔진 회전 계수를 끌어올리는 고속 주행을 반복해 일상 주행에 따른 연비를 얻진 못했지만, 시승회에 참석한 많은 수의 기자들이 공인 연비보다 높은 연비를 기록해 실연비가 우수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7단 DCT를 체험하는 것이 이날 시승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었다. 올해 현대차는 7단 건식 클러치 방식의 DCT를 벨로스터와 i40를 시작으로 장착 모델을 넓혀가고 있다. 건식 클러치는 습식에 비해 변속 충격이 다소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놀랍게도 뉴 i40는 가속과 감속을 재차 반복해도 변속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수동으로 기어를 바꾸는 느낌도 꽤 경쾌했다.

가속력은 디젤 특유의 토크감이 부족해 다소 답답함이 느껴졌다. 시속 140km 이상까지 부드럽게 가속됐지만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맛은 덜했다. 가속력은 다소 느리지만 꾸준히 밟으면 무리하지 않아도 시속 180km 이상의 고속 주행이 가능하다.

유럽 전략형 모델답게 하체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느낌은 발군이었다. 앞뒤 차량이 없는 공도에서 핸들을 좌우로 힘 있게 꺾어도 울렁거리지 않고 차체는 곧바로 따라왔다. 이 때문에 와인딩 구간에서 속도를 크게 않고도 자신 있게 코너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또 정차했을 때와 저속 주행 시 차체로 느껴지는 디젤차 특유의 진동도 꽤 잘 잡아내 '정숙한 디젤차'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뉴 i40는 전면 디자인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다. i40는 그간 중형차임에도 아반떼와 비슷한 외모 때문에 차량 크기가 작아보인다는 지적이 있었다. 신형 모델은 정중앙에 싱글 프레임 헥사고날 그릴과 LED 주간 주행등으로 존재감을 높였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이제 제원 상 최고출력이나 최대토크로 차량 성능을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한다. 연료 효율 뿐 아니라 정숙성, 제동능력, 핸들링 등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여러 요소가 함께 고려될 만큼 국내 자동차 문화도 성숙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직접 타 본 뉴 i40는 유럽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를 엿보게 했다. 높아진 디젤 세단의 수요와 향상된 상품성을 고려하면, i40는 이제 국내에서도 충분히 팔릴 때가 됐다.

▲ (사진 = 송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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