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銀 조기통합, 타당성 없다"
"하나-외환銀 조기통합, 타당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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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노조 주최 공개 토론회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외환은행 노조가 22일 주최한 토론회에서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에 반기를 드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하나금융 측이 이미 추진하고 있는 IT 통합 일정과 관련해서도 전문가들의 비판이 제기됐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환-하나 조기통합의 타당성 검토를 위한 공개 토론회'에 참석해 "하나금융지주는 수익성을 이유로 은행을 조기통합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대형화를 한다고해서 수익성이 올라간다는 것은 신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당초 외환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진 이유는 새 경영진이 무리한 외형 확대만을 고집했기 때문"이라며 "2013년 경영 방침을 보면 자산증대를 통해 성장을 추구하고 마진율 조정을 감수하겠다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수익성을 포기하겠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로소 지난해 들어서는 수익성을 내세우는 쪽으로 경영 방침을 바꿨고,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수익성이 떨어진 것은 경영을 잘못한 하나금융의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교수는 모뉴엘 사태, KT-ENS 대출사기 사건 등을 감안해도 현재 시점에서 통합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모한 사업 집행을 밀어부친 경영진의 책임을 따져야 한다"며 "검사 결과가 나오면 은행은 기관경고를, 관련 직원들은 문책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합병을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업 감독규정을 보면 임원들의 결격사유가 없어야 하는데, (각종 사고에 대한) 징계 결정이 날 때까지 은행 합병 인가는 연기해야 한다"며 "당시 (KT ENS 대출사기) 책임자인 기업사업그룹장은 김한조 외환은행장이다"라고 지적했다.

하나금융이 매년 수천억원대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제시한 데 대해서도 "해외처럼 자기자본금 규제가 도입되는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며 "거대은행을 만들면 기초자본 대비 17%(1조4000억원)를 자본금으로 쌓아야 할 수 있는데,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은행 통합으로 얻는 이익과)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토론회에서는 하나금융이 은행 법인 통합에 앞서 추진하고 있는 IT 통합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IT 전문가로 참석한 장낙환 전 삼성SDS SI IE센터 전문위원은 "금융권 IT 통합을 다수 진행한 경험에 비춰봤을 때, 하나금융이 계획하는대로 9개월 내에 두 은행의 시스템을 합치는 것은 무리"라고 조언했다.

장 전 위원은 "차세대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통상 수년이 걸리는데, 하나-외환은행이 9개월만에 IT 통합을 완료하겠다는 것은 이해가 힘들다"며 "특히 IT 통합에는 양행 전문가들이 모두 투입돼야 하는데, 아직 통합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외환은행 실무자가 배제된다면 추후에 부실이 생길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했다. .

한편, 토론회 내용과 관련해 하나금융 측은 "노사가 지난해부터 조기통합을 논의한 상황에서 통합의 타당성을 다시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날 토론회에 사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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