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잘 팔린만큼 '리콜'도 크게 늘어
수입차, 잘 팔린만큼 '리콜'도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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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에 대한 부정적 인식 완화"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지난해 수입차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리콜 대수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리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달라지면서 업체가 자발적 리콜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평가한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는 7일 지난해 수입차 등록대수가 전년보다 25.5% 증가한 19만6459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해 수입차의 리콜 역시 12만228대, 327종으로 전년에 비해 대수와 차종 모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결함신고센터를 통해 집계됐다.

▲ 최근 5년 간 국내 자동차 리콜 현황 (자료 =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결함신고센터)

반면 국산차는 지난해 25종, 63만5273대가 리콜돼 전년 34종, 98만1298대보다 차종과 리콜 대수가 모두 줄었다.

리콜(recall)은 안전 기준의 부적합 하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있을 때 자동차 제작·조립·수입자가 자사 제품의 오류를 인정하고 수리·교환·환불 등의 시정 조치를 하는 제도다. 수입차 시장이 커진 만큼 리콜도 빈번해진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리콜이 늘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져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하지만 업계에서는 이제 리콜을 부정적으로만 해석하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3만개에 달하는 부품이 들어가는 자동차에 결함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며 "리콜을 미루다 오히려 폭탄을 떠안는 것 보다는 안전 문제에 민감하게 대응한다는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자발적 리콜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토요타는 이상 가속 현상인 이른바 '급발진' 의혹이 제기되자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다 결국 미국에서만 수천만대에 이르는 차량을 리콜하며 1조2000억원이라는 자동차 업계 사상 가장 많은 벌금을 물기도 했다. 당시 토요타는 글로벌 1위에서 물러나고 소비자에게 신뢰를 크게 잃게 되면서 업계에도 교훈을 남긴 사례로 꼽힌다.

리콜이 늘면 판매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최대 자동차 브랜드인 제너럴모터스(GM)가 대규모 리콜 사태에 휩싸이면서 판매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지만, 지난해 GM의 판매량은 오히려 전년 보다 5.3% 증가했다. 리콜 사태 초반에 GM이 발빠르게 대처한 데다 리콜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도 주요했다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토요타 사태 이후 제품 하자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자발적 리콜이 오히려 제조사의 신뢰를 높인다는 인식이 생겼다"면서도 "최근 국내에서는 사소한 결함으로까지 리콜을 하는 경우가 늘면서 자동차 회사가 리콜을 통보해도 소비자가 안전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차량을 입고시키지 않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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