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두바이투자청 MOU 허가…M&A '초읽기'
쌍용건설-두바이투자청 MOU 허가…M&A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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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중동 국부펀드인 두바이투자청(ICD)이 쌍용건설 M&A를 목전에 뒀다. 업계에서는 예정대로 내년 2월께 쌍용건설이 자본력과 개발사업 역량을 두루 갖춘 두바이투자청에 최종 매각되면 중동 건설공사 수주 확대 등 해외건설시장에서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 M&A 양해각서 체결
29일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는 쌍용건설과 우선협상대상자인 두바이투자청의 M&A 양해각서(MOU) 체결을 허가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17일 쌍용건설 매각 본입찰을 실시하고 입찰참가자 중 두바이투자청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당시 두바이투자청을 비롯해 삼라마이더스(SM)그룹의 우방산업 컨소시엄, 철스크랩 가공업체 스틸앤리소시즈 등 3곳이 본입찰에 참여했다. 두바이투자청은 인수가격으로 2000억원대를, SM그룹은 15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MOU 체결로 두바이투자청은 약 3주간의 쌍용건설 실사작업을 거쳐 최종 주식 매입가격 등을 협의한 후 내년 2월쯤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두바이투자청의 쌍용건설 인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방식으로 진행된다.

◇ 쌍용건설 인수 '남는 장사'
이번 매각과 관련, 건설업계에서는 '두바이투자청이 남는 장사를 했다'는 시각이 중론이다.

두바이투자청이 제시한 인수금액은 사실 채권단이 원하는 3000억원 수준에 못 미친다. 또 법정관리를 통해 회사 리스크를 최소화해 추가 부실이 나올 가능성도 적다. 시공능력평가순위 19위의 건설사를 2000억원도 안 되는 금액에 인수하는 것 자체가 '성공적인 딜'이라는 평이다.

게다가 두바이투자청은 쌍용건설 인수를 통해 전략적 투자분야에 걸맞은 명성 있는 건설사를 보유하게 된다. 인수 후 활용가치도 적지 않다.

현재 두바이투자청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중동과 아시아지역 건설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두바이는 석유가 나오지 않아 자체 개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 투자가 아닌 진정성을 갖고 M&A에 참여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두바이는 크리스마스 전부터 연말까지 연휴에 들어간다"며 "휴가를 반납하고 인수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그만큼 M&A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말했다.

◇ 쌍용건설 '안정성 확보'
업계에서는 쌍용건설이 두바이투자청에 매각될 경우 조기 경영정상화는 물론, 중동을 비롯한 해외건설공사 수주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바이투자청은 운용자산이 1600억달러에 달하는 '큰 손'인데다 수조원대의 건설공사를 발주하는 주요 발주처이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 이익 회수를 위한 사모투자펀드(PEF)가 아니라 국부펀드라는 점에서 쌍용건설의 지배구조 역시 안정적으로 바뀌게 된다. PEF의 경우 5년가량 회사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나서 투자금 회수를 위해 재매각 한다. 하지만 두바이투자청은 이익 회수보다는 투자 분야와 개발 사업을 위해 인수한 만큼 단기간에 재매각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국부펀드가 대주주로 나섬으로써 국내외 회사 신인도 역시 대폭 상승하게 된다. 두바이투자청이 발주하는 공사도 안정적으로 수주할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두바이투자청이 발주 계획 중인 물량만 약 5조원에 달한다"며 "여기에 2020년 두바이 엑스포 개최 등 개발호재도 많아 매각이 최종 성사되면 해외시장에서 쌍용건설의 운신의 폭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7번째 M&A 성공가능성 높아
한편 지난 7년간 7번의 M&A에 실패한 쌍용건설이지만, 이번에는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월 매각공고를 내자마자 2주 만에 예비입찰에만 국내외업체 7개사가 참여했으며 예비실사와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MOU 체결까지 불과 두 달 만에 작업이 이뤄졌다.

이처럼 매각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이유는 쌍용건설이 몸집을 가볍게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쌍용건설은 법정관리를 통해 그간 M&A의 최대걸림돌로 작용했던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채무를 완전히 해소했다. 또 8500억원 수준의 채무를 채권단 출자전환(5476억원)을 통해 21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부채로 1조원까지 높아져 있던 몸값이 2000억원대로 낮아졌다.

뿐만 아니라 쌍용건설의 해외건설 수주능력이 인정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진단하고 있다. 또 김석준 회장이 아시아와 중동지역 발주기관의 유력인사와 친분이 두텁다는 점 등도 두바이투자청이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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