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펀드결산] 올해 국내 펀드시장 성적표는?
[2014 펀드결산] 올해 국내 펀드시장 성적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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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올해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히면서 주식형펀드도 울상을 나타냈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4.61%, 코스피200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인덱스펀드는 -6.02%로 부진한 수익률을 시현했다.

반면, 차별화된 실적 흐름을 보였던 중소형주펀드와 정부 정책 기대감에 배당주 펀드들이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과 개혁 기대감이 있는 인도, 후강퉁(상하이와 홍콩의 교차거래소) 시행에 따른 중국 등 해외주식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시현했다.

◆ 채권형펀드에 자금 유입…"주식시장 부진 원인"

국내 주식시장 부진으로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이 이탈한 반면, 채권형펀드에는 자금이 유입됐다. 2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주식형펀드에는 2조640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채권형펀드에는 2조6855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률 면에 있어서도 채권형펀드가 주식형펀드보다 좋은 성적을 나타냈다. 연초 이후 최근까지 주식형펀드는 5.13%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반면, 채권형펀드는 4.52%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형펀드에는 중소형주펀드와 배당주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중소형주펀드가 9,84%로 높은 수익률을 시현했으며 배당주펀드가 4.85%로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중소형주펀드에는 자금이 이탈한 반면, 배당주펀드에는 2조8566억원의 자금이 몰려와 투자자들의 배당에 대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는 정부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배당확대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내년에도 배당주펀드에 대한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수년 째 소외되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은 올해도 좋지 않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식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삼성SDS, 제일모직 등 공모주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는 등 IPO(직상장)시장 활황에 힘입어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에도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전체 자산의 30% 이상을 신용등급 BBB+이하 채권과 코넥스 주식에 투자하고 공모주를 10%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펀드다. 올 들어 10%대의 수익률과 7조528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손소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지난 22일 정부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 회사채 시장 양극화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하이일드펀드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였던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이 내년 말로 연장됐다"며 "특히 내년에는 정부 차원에서 공기상장을 추진하고 있고 LIG넥스원, 티브로드홀딩스, 제주항공 등 알짜 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공모주 하이일드펀드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해외펀드는 '美·中·인도'가 승승장구

특히 올해는 부진한 국내 주식시장과 달리 경기 회복 국면을 맞이한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과 인도 등 해외주식펀드가 견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부터 최근까지 해외주식형 평균 수익률은 5.2%였다.

특히 인도펀드가 모디 총리의 경제정책의 효과인 이른 바 '모디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올 들어 38.63%로 높은 성과를 보였다. 모디 총리가 모든 가정에 전력과 가스 등을 공급하고 신도시 모델인 '스마트시티' 100개와 위성도시를 구축하겠다는 등 적극적인 경제 활성화 방침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인도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최근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한 데다, 2분기 경제성장률도 5.7%로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세계 경제에서 인도의 상대적 위치는 점차 향상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어 미국이 13.16%, 중국이 9.35%로 그 뒤를 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지부진한 성과를 보였던 중국 주식시장은 최근 후강퉁 시행과 정부 정책 기대감과 맞물리면서 주가지수가 연초보다 100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이에 따라 중국펀드도 수익률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러시아와 브라질은 각각 -38.03%, -13.78%로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최근 유가급락으로 원자재 가격이 약세로 전환하면서 원자재 기업 비중이 높은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가 추락해 관련 펀드들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러시아와 브라질 등 일부를 제외하고 올해 해외펀드가 대체로 양호한 성과를 보였음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큰 관심은 받지 못했다. 올 들어 해외펀드는 7조217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는데, 이는 과거 중국펀드에 대한 불신이 해외주식펀드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 최근 2~3년간 수익이 높았던 미국펀드에서도 857억원의 설정원본이 감소했으며, 또 올해 성과가 가장 좋았던 인도펀드에도 자금이 109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주식펀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주식시장의 성과가 부진해지면서, 해외주식펀드 투자자들은 수익보다는 손실의 경험이 더 많아지게 됐다"며 "게다가 해외주식매매차익에 대한 과세가 시행되면서 해외주식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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