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업구조재편안 임박…의료기기사업 분사?
삼성, 사업구조재편안 임박…의료기기사업 분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14 북미영상의학회' 삼성전자 부스에서 방문객이 최신 영상의학과용 초음파 영상진단기 'RS80A'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메디슨으로 흡수 가능성도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전자가 사업구조재편안 발표를 앞둔 가운데 CE(소비가전)사업부문에서 진행해오던 의료기기 사업을 분사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CE사업부문에 소속된 의료기기 사업을 삼성메디슨에 넘기는 방안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의료기기 사업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직접 선택한 5대 신수종(新樹種)사업 중 하나다.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경영에 복귀한 후 △태양전지 △자동차용 배터리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을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조수인 삼성메디슨 사장이 삼성전자 CE사업부문의 의료기기사업부 사장을 겸직하는 등 공고한 협력관계를 구축했지만 보다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분사 혹은 흡수합병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진단기를 생산하는 회사로 삼성전자가 지난 2011년 인수, 지분 68.45%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초음파기기 1위 업체다. 하지만 삼성메디슨의 매출(지난해 기준)은 2507억원, 영업이익은 8억원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는 디지털 엑스레이와 체외진단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합칠 경우 삼성메디슨은 종합의료기기 기업으로 탈바꿈할 기회를 얻는다. 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 의료사업부가 관장해오던 디지털 엑스레이 및 체외진단기사업 및 자회사인 넥서스(심장질환 진단기기)와 뉴로로지카(이동형 CT 장비)까지 흡수하면 글로벌 의료기기 빅3인 GE와 필립스, 지멘스 등과 경쟁을 시작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게 된다.

의료기기 사업부에 대한 투자가 삼성전자 주력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CE사업부문 실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CE부문의 올 3분기 실적 수직하강 이면에 의료기기 사업에 대한 투자가 뒤 따랐다는 것. TV 등 주력 제품의 매출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여도 의료기기 사업에 대한 투자 때문에 영업이익이 감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CE사업부문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UHD TV는 올 3분기 북미 시장에서 역대 최고 점유율(금액 기준)을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 NPD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북미지역 UHD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으로 62%의 점유율을 보였다.

하지만 올 3분기 CE사업부문 실적은 정 반대다. 회사가 발표한 3분기 CE사업부 실적은 매출 11조600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85.7% 하락했다. 회사는 3분기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 제품 판가 하락과 패널 가격 강세를 꼽았지만 영업이익 500억원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다만 삼성메디슨을 분사할 경우 삼성전자 직원들의 소속이 바뀌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테크윈 직원들이 매각에 따른 소속 변경으로 불만을 터뜨리는 상황을 볼 때 전자에서 메디슨으로 이동하는 것 역시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오는 2018년 4500억달러(한화 약 476조원)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될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높다. GE와 필립스, 지멘스의 의료기기사업 매출이 100억달러(약 10조5800억원)에 달한다. 삼성도 GE와 필립스, 지멘스 등이 주도하는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오는 8일 사업구조재편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 둔화에 따른 후속 조치로 '조직 슬림화'와 '재구성'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