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家, 3·4세 경영시대 '문턱 넘었다'
삼성·LG家, 3·4세 경영시대 '문턱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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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그룹과 LG그룹의 미래를 이끌 3·4세 경영인들이 경영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이건희 삼성 회장에 이어 경영전면에 등장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사실상 '1인자' 입지를 구축해나가고 있으며, 구광모 ㈜LG 상무는 초고속 승진을 통해 그룹 안팎으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 삼성-한화 '빅딜' 주도…거침없는 경영행보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와병 중인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고 있다. 삼성그룹 특유의 시스템경영과 이 부회장의 유연한 리더십이 맞물려 굵직한 현안을 무리 없이 해결해나가고 있다는 평이다.

전날 이뤄진 삼성과 한화 사이의 '빅딜' 역시 이 부회장이 최종 승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올해 초 그룹 경영 전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때부터 예정된 빅딜이었지만 마지막 '한 수'는 이 부회장이 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삼성은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삼성탈레스, 삼성토탈을 내년 상반기까지 약 1조9000억원 수준에 한화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 외에도 이 부회장은 최근 서울 이태원 승지원에서 일본과 중국 손해보험사 CEO와 임원진을 초청해 만찬을 주재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승지원은 이 회장과 故 이병철 창업주가 외빈을 맞이하던 장소다.

업계에선 다음 달 초 진행될 '2015년도 삼성그룹 임원인사' 역시 이 부회장의 입김이 닿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 전면에 나선 후 첫 인사인 만큼 이 부회장의 인사 스타일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번 인사는 이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주도할 인물을 찾는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며 "특유의 유연한 리더십으로 새로운 삼성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구광모 LG그룹 상무(사진=LG그룹)

◇ 8년만에 '대리→상무' 초고속 승진

이날 LG그룹은 구광모 ㈜LG 시너지팀 부장이 상무로 승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2015년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구 상무는 지난 2006년 LG전자 재경팀 대리로 입사한지 8년 만에 '초고속 승진'한 임원이 됐다.

구 상무는 미국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한 뒤 LG전자에 입사해 차근차근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이후 2009년 말 미국 뉴저지 법인으로 옮겼으며, 귀국 후인 지난해 초부터 TV와 PC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구 상무는 올해 4월 LG 시너지팀으로 자리를 옮겨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승진으로 구 상무의 경영 스타일을 가늠해볼 수 있는 정황이 포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 상무는 LG전자 재직 시절 일반 직원들과도 편안하게 지내는 등 소탈한 성격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구 상무가 경영전면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까진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구 상무는 1978년생으로 아직 30대 중반에 불과하다. 또한 아버지 구본무 회장의 경영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당분간 그룹 경영 전반의 흐름을 살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대기업 경영승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최근 발표한 삼성그룹이 해결해야 할 경영 과제 설문조사 결과, '세습경영'이라고 응답한 경제학자는 108명 중 48.1%에 달했다. '경영권 3세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77.8%(84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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