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업계 M&A, 내외부 잡음에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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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ENG, 주주 반대로 무산
포스코특수강, 노조 반발로 '제자리'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M&A(인수합병)를 통한 위기돌파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내외부 반발에 '제자리 걸음'만 지속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 계약을 해제했다. 당초 양사는 내달 1일 합병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을 반대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보유지분은 삼성중공업 4.99%, 삼성엔지니어링 5.24%다.

이번 주식매수청구로 삼성중공업은 7063억원, 삼성엔지니어링 9235억원 등 총 1조6298억원에 달한다. 이는 양사가 설정한 1조3600억원을 넘어서는 금액이다.

삼성중공업은 "과도한 주식매수청구 부담을 안고 합병을 진행할 경우 합병회사의 재무상황을 악화시켜 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 합병 계약을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양사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합병을 재추진할 계획이지만 계속되는 업황 부진으로 인해 합병 재추진은 상당 시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도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동국제강은 내년 1월1일 유니온스틸과 합병을 앞두고 전국 사업장을 대상으로 60여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진행했다. 이는 양사의 근속 인원 대비 2% 수준이다. 향후 영업조직 축소 등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인력 구조조정이 또 다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은 "양사 합병을 앞두고 조직 정비 차원에서 최소한의 인원으로 명예퇴직이 이뤄졌다"며 "더 이상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의 경우 계열사인 포스코특수강을 세아그룹에 넘기는 협상을 마쳤지만 포스코특수강 노조의 반발로 실사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양사는 포스코특수강 전체 가치를 1조3000억원으로 매기고, 세아가 경영권을 가져가 일정한 성과를 내면 포스코 등 예전 주주에게 성과 중 일부를 추가로 보상한다는 내용이다. 포스코는 포스코특수강을 팔더라도 지분 72% 중 20% 안팎을 계속 보유한다.

포스코는 내달 이사회를 열고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노조가 매각위로금(매각가액의 10%) 지급, 5년간 고용유지 등을 요구하고 있어 매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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