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카를로스 곤 그리고 짐 콜린스-조흥은행 인재원 강선중
한비자, 카를로스 곤 그리고 짐 콜린스-조흥은행 인재원 강선중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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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춘추전국시대(BC 722 ~ BC 221) 당시 진(秦)나라는 중원의 천하 경영을 목전에 두고 전국 7웅(雄)과 세력을 다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진의 시황은 재상인 이사(李斯)를 불러‘그대는 한비자란 인물을 알고 있는가, 내 그를 만날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구만…’하고 물었다.

드디어 진시황은 한비자를 만나게 되고 소위「帝王學」으로 불리는 「한비자 리더십」을 통하여 중원을 평정하고 패권을 장악하게 된다. 이 때부터 한비자는 외유내법(外儒內法)으로서 중국황실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자리 매김하게 된다.

사실 리더십이라고 하면 흔히 카리스마와 같은 강력한 인상으로 우리 곁에 다가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이러한 리더십과 관련하여 호화여객선 타이타닉호과 같이 서서히 침몰해 가던 닛산자동차를 구한 카를로스 곤의 강력한 파워리더십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랑스 르노자동차 출신인 곤은“불타고 있는 닛산을 누가 구할 것인가”라고 외치면서 사내부문횡단팀(CFT)을 만들어 아이디어를 모으고 닛산 리바이벌플랜(NRP)을 발표하면서 개혁에 착수하게 된다. 오죽했으면 언론은 그를‘무서운 갈고리와 발톱을 지닌 독수리’라고 표현했을까.

그런데 최근에‘Good is enemy to Great(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다)’라는 화두로 스탠퍼드대학 교수출신의 짐 콜린스가 주장하고 나선 「단계 5의 리더십」이 장안의 화제를 낳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리더십이라는 것이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리더십의 핵심은 직업적 의지와 개인적 겸양을 기초로 서슬이 퍼런 리더십과는 전혀 달리‘일이 성공했을 때는 그 공을 다른 사람에 돌리고 결과가 나쁠 때에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는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가히 충격적이라 할 만 하다.

이 정도쯤 되면‘리더십이란 무엇인가?’라고 하는 본질적인 문제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사전적으로 살펴보면 리더십이란 ‘조직원들의 나아갈 방향을 밝히고 그 곳으로 조직원들을 인도하는 능력’이라고 되어 있다. 어떻게 리더십의 양태가 이렇게 다를 수 있단 말인가. 결국 리더십의 본질이란 역시 조직을 발전시키고 그 조직을 영속하게 하는데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에 그것이 담보되지 않는 한 아무리 도덕적으로 존경을 받고 그의 훌륭한 품성이 항간에 회자된다고 하더라도 그에게 주어진 리더로서의 역할은 실패로 끝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요즘 부쩍 리더십이 많은 관심을모으고 있는데 리더십의 역사는 의외로 상당히 길다. 어쩌면 리더십이란 인류역사의 시작과 함께 시작된 것은 아닌가 싶다. 이미 노자(老子)에서조차도 진정한 리더십의 본질이 논의되고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다만 우리가 놓쳐서는 안될 점은 카를로스 곤의 파워리더십이든 짐 콜린스의 단계 5의 리더십이든 그 자체로는 허명(虛名)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그것에 선후가 없고 우열이 없음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리더십이란 어떠한 경우에도 조직이 영속적인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을 때만 그 의미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바람직한 리더십은 없을 것인가’하는 궁금증은 여전히 버릴 수 없다.

다행히도 이 시대 최고의 석학인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Next Society에서 지식정보화 시대의 가장 바람직한 리더십은 오페라단 단장과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요사이 리더십과 관련하여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자주 이야기되고 있는데 오페라단 단장은 지휘자의 격을 훨씬 넘어선다고 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는‘명분을 취하는 자 반드시 망하고 실리를 취하는 자 살아 남는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남기고 있다. 다시 한번 이 시대의 리더십에 대하여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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