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은 왜 '블랙프라이데이'에 열광할까
[기자수첩] 한국은 왜 '블랙프라이데이'에 열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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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연중 최대규모로 열리는 쇼핑데이인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 돌아왔다.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로 미국에서 최대 규모의 쇼핑이 이뤄지는 날이다.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박싱데이 등은 어느 새 해외 직구(직접 구매)족에게는 익숙한 단어가 됐다. 이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국내 소비자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특수를 챙기려는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블랙프라이데이'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은 불과 1~2년 전에 불과하다.

외국에서 행해지는 각종 쇼핑데이 기간에 맞춰 국내 유통업체들이 이른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고 이름붙인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펼치며 마케팅에 나선 것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제 작년 12월 롯데백화점 블랙프라이데이 집객수는 9000여명에 달했으며 매출은 12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오픈마켓 11번가의 경우도 트래픽이 평소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올 11월과 12월에도 해외 직구 규모가 역대 최대인 5000~8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처럼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쇼핑데이를 쫓고, 열광하는 현상에 대해 '당연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동일한 상품을 최대 80%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은 당장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블랙쇼핑데이'와 같이 유사 명칭을 이용해 해외 쇼핑데이 인기에 편승하려는 행사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저렴한 가격과 새로운 마케팅보다는 소비자들의 지갑열기에 급급한 국내 유통업체들의 행태는 결국 소비자들의 불신만 키울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현상이다.

내수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이는 앞으로도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쇼핑데이에 열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는 차별화 된 마케팅 전략과 유통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국내 유통업체들의 안방마저 해외 업체들에게 내줘야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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